자해 19시간만에 119 부른 김만배, 대화할 정도로 의식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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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12.15. 오후 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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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2시 자해… 오후 9시 신고

車서 목 · 가슴 3차례 자해 시도

봉합수술 받고 중환자실 옮겨져

조력자 수사 확대에 불안 느낀 듯

남욱 “작년 金 유서 작성” 진술도


윤정선·이현웅 기자, 수원 = 박성훈 기자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 14일 자신의 차량 안에서 ‘극단 선택’을 시도해 목 부위 등 자상을 입어 응급 치료 후 중환자실로 옮겨졌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과 경찰 등에선 최근 김 씨 주변 인물들이 재산 은닉 혐의로 체포되면서 자신을 향한 수사가 확대되는 것에 대한 압박감 때문에 벌어진 사건으로 보고 있다.

15일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김 씨는 전날 오전 2∼4시쯤 경기 수원시 장안구 한 도로가에 차를 세워두고 두 차례 자해를 시도했다. 이어 오후 1시 한 차례 등 총 3차례 목과 가슴 부위를 찔러 자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오후 9시 50분 “목 부위에 상처가 있는 환자가 있으니 구급차를 보내달라”는 김 씨 변호인의 119 신고에, 구급차와 경찰이 출동했다. 날카로운 것으로 목 등에 자상을 확인한 소방 당국은 김 씨를 차량에 태워 15㎞ 떨어진 아주대병원으로 ‘단순 이송’ 조치했다. 자해 과정에서 약간의 출혈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이날 오전 김 씨의 SUV 차량 발판과 등받이에선 김 씨의 것으로 보이는 혈흔이 남아 있었다.

김 씨는 신고 후 구급차가 도착했을 때부터 병원에 이송될 때까지 정상적인 대화가 가능할 만큼 의식이 있었다고 한다. 현재 김 씨는 권역외상센터에서 응급처치 뒤 중환자실로 옮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가 입원한 병원에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경찰도 대기하고 있다.

검찰도 김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해 병원으로 이송됐다는 언론 보도 이후 변호인 등을 통해 현 상태를 비롯해 사건 경위를 파악했다고 한다. 김 씨의 전날 자해는 최근 측근으로 확대되는 검찰 수사에 따른 죄책감과 심리적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 씨는 주변에 자신 탓에 무고한 지인들이 체포되고 주거지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등 피해를 보고 있다며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꾸 뭘 만들어 내라고 검찰이 압박하는데 허위 진술을 하든지, 내가 사라지든지 해야겠다” 등의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는 최근 대장동 재판에서 김 씨가 지난해부터 유서를 쓰는 등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 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당시 본인(김 씨)이 유서를 쓰고 있다 이런 얘기도 하시고 해서 저도 많이 흔들렸다”며 “만일 (김만배 씨가) 돌아가시거나 그러면, 그런 것이 작용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는) ‘씨알도 안 먹힌다’는 얘기를 드린 것인데 이렇게 문제 될 거라고는 (몰랐다)”이라고 했다.

경찰은 이번에 김 씨가 자해를 시도한 도로 CCTV와 블랙박스 등을 통해 상세한 사건 경위를 파악할 계획이다. 지난달 24일 석방된 김 씨는 경기 여주시에 위치한 지인 자택에 머물다가 최근 수원시 자택으로 거처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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