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엔화, 날개 없는 추락…'심리 저항선' 150엔마저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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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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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달러 환율, 20일 150엔선 돌파…32년 만에 처음
7개월만에 110엔→150엔…준기축통화 위상도 '흔들'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엔·달러 환율이 20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심리적 저항선’이라고 할 수 있는 달러당 150엔을 돌파했다. 달러당 150엔을 넘어선 것은 ‘거품(버블) 경제’ 후반기였던 1990년 8월 이후 32년 만에 처음이다.

(사진=AFPBB/로이터)


엔·달러 환율은 올해 수직 상승했다. 준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엔화가 불과 7개월 만에 110엔대 레벨에서 150엔대를 넘보게 된 것은 이례적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 긴축에 나서면서 달러화가 초강세로 돌아선 영향이다.

미국을 따라 각국이 강경 긴축에 나서고 있지만 일본만 나홀로 돈 풀기를 고수하고 있는 탓에 엔화 가치는 브레이크 없이 추락했다. 일본 당국의 개입도 멈추지 못했다. 엔·달러 환율이 지난달 22일 달러당 145.90엔까지 올랐을 때 일본 정부는 24년 만에 시장개입을 단행했다. 직후 환율은 140엔대 초반까지 떨어졌지만, 불과 한 달 만에 10엔 가량 급등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일본은행(BOJ)은 금융완화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는 지난 19일 “엔저 현상이 안정적이면 경제 전체에 플러스로 작용한다”며 통화정책을 바꾸지 않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한편 엔·달러 환율이 32년 만에 150엔을 웃돌면서 일본 당국이 또다시 외환시장에 개입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즈키 순이치 재무상은 이날 “최근과 같은 급속하고 일방적인 엔화 약세 진행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외환시장 동향을 긴장감 있게 주시하는 동시에 과도한 변동에 대해선 앞으로도 적절한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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