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명동 가는 유커, 인천에 머물렀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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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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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 또다시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몰려온다고 한다. 인천관광공사가 중국 유더(優德)그룹의 포상관광을 유치, 오는 2026년까지 임직원 4만여명이 인천을 찾을 전망이다.

당장 다음 달 중 유더그룹의 임원진 시찰단이 두 차례 인천을 찾는 것을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 1만명이 항공기와 카페리 등을 통해 6박7일 일정으로 인천을 방문한다. 이는 지난 2017년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로 중국의 한한령(한류 제한령)이 본격화한 이후 최대 규모의 유커 유치다.

인천의 많은 유커 방문은 인천시민으로서 매우 기쁜 일이다. 이들이 인천에서 먹고 자고 하는 만큼 지역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의 방문을 마냥 좋아할 순 없다. 이들 유커가 인천에 머물며 쓰는 돈보다 서울로 이동해 쓰는 돈이 훨씬 많은 탓이다. 인천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서울행은 오랫동안 이어진 일이다. 인천에 왔지만 정작 버스에 나눠 타고 서울 명동에 있는 시내면세점은 물론 각종 가게를 오가며 쇼핑하고, 다시 인천에 와서 잠만 자는 모습. 솔직히 배가 아프다.

마냥 부러워할 것이 아니라 인천도 준비를 해야 한다. 주요한 관광지를 개발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인천에서 즐긴 뒤 돈을 쓸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 시내면세점 등 쇼핑센터는 물론 인천의 특징을 가진 각종 먹거리가 가득한 상권 개발 등이 필요한 것이다. 지금 인천의 상권은 뿔뿔이 흩어져 있고, 사실 별다른 특징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하루이틀 사이에 이뤄질 것은 아니다. 지금부터라도 체계적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아갈 만한 상권을 개발해야 한다. 이 같은 정책이 없다면 인천은 언제까지나 서울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서울만 배를 불릴 것이 아니라 인천이 배가 부를 그날이 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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