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車배터리 핵심원료 리튬 국유화… ”LG엔솔·SK온 부담 커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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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4.21. 오후 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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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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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가 전기자동차 배터리 생산의 핵심 광물인 리튬 관련 산업을 국유화한다.

20일(현지 시각)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은 이날 국영TV 연설에서 “세계 1·2위 리튬 생산업체인 알레말(ALB)과 ‘소시에다르 키미카 이 미네라(SQM)가 갖고 있는 리튬 사업 경영권을 별도의 국영 기업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보리치 대통령은 “향후 리튬 계약은 국가 통제 아래에 있는 공공·민간 파트너십으로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보리치 대통령은 “견고하고 야심 찬 국가 리튬 전략을 통해 우리 모두가 창출한 부를 보다 정당한 방식으로 분배하는 칠레를 만들 것”이라며 “단기간에 실현하기 어려운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칠레 아타카마 사막의 알베말 리튬 광산에서 리튬 처리의 일부로 사용되는 소금을 트럭이 나르고 있다. / AP 연합뉴스

보리치 대통령은 국가 소유의 리튬 회사를 만들기 위해 지역 사회, 기업, 국회의원들과 대화를 시작하고 올해 하반기 의회에 이와 관련한 승인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리치 대통령은 “리튬 채굴을 위한 국영 기업이 만들어지면 국영기업인 코델코(Codelco)를 통해 국가가 리튬 산업을 통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델코는 세계 최대 구리 생산업체로 칠레 국영기업이다. 코텔코와 칠레 광물공사(Enami)는 국영 리튬 회사가 설립되기 전까지 현재 민간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지역에서 탐사 및 추출 계약을 체결한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확인된 리튬 매장량은 총 8000만t(톤)으로 이 중 2200만t만 실제로 사용할 수 있다. 칠레(920만t)는 사용할 수 있는 리튬이 가장 많이 매장된 나라다.

칠레 정부는 기존에 SQM와 ALB가 맺은 계약을 해지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하지만 이들 기업이 맺은 계약이 만료되기 전에 사업권이 국가로 이전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SQM과의 계약은 2030년, ALB와의 계약은 2043년에 만료된다. SQM과 ALB는 테슬라,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에 리튬을 공급 중이다. 조현렬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배터리 제조사가 칠레 리튬 업체와 계약을 갱신할 경우 과거 국가 개입이 없었을 때보다 계약 조건이 더 까다로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리튬은 스마트폰, 노트북, 전기차 등 수많은 장치에 전원을 공급하는 충전식 배터리의 핵심 구성 요소로 이른바 ‘하얀 석유’로 불린다. 각국이 친환경 정책을 펴면서 리튬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이에 멕시코는 천연자원을 보호한다며 지난해 리튬 매장량을 국유화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50년까지 전 세계가 기후 목표를 달성하려면 리튬 채광이 지금보다 500% 증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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