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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Allergy)는 대부분의 사람에게서는 특별한 문제가 되지 않는 물질에 대한 면역계의 과민반응에 의해서 나타나는 여러 증상을 일컫는다. 이에는 꽃가루병, 음식 알레르기, 아토피성 피부염, 천식 및 그 외의 과민증 등을 포함하고, 안구 충혈, 가려운 피부 발진, 콧물, 호흡곤란 및 부종 등의 증세를 나타낸다.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항원(알레르겐, 알레르기원; allergen) 중 가장 흔한 것이 꽃가루와 음식물이다. 또한 곤충에 쏘이거나 일부의 약물 등도 심한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킨다. 알레르기 증상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에 의해서 유발된다. 알레르기 반응은 IgE 타입의 항체가 비만세포나 호염기성세포 표면상의 IgE수용체에 결합하여 있는 상태에서, 체내에 들어온 항원(알레르겐)이 이들 IgE 항체에 결합하여 세포들이 활성화되어 히스타민과 같은 염증성 물질을 분비하면서 유발된다. 이들의 치료는 항원과 접촉을 피하는 것을 포함하여 스테로이드나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하거나, 극심한 증상의 경우에는 아드레날린(에피네프린)의 주입을 필요로 하기도 한다. 알레르기 질환은 선진국에서 흔하여 약 20%에 해당하는 사람들에게서 알레르기성 비염이 나타나고, 약 6%의 사람에게서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음식물에 대한 알레르기 증상을 나타내며, 약 20%의 사람들이 적어도 어느 한 시점에 아토피성 피부염 증상을 겪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그리고 각 나라에 따라서 차이는 있으나, 약 1-18%의 사람들이 천식 증상을 앓고 있으며, 여러 증상을 나타내는 알레르기 환자들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다.

알레르기 반응의 유발 과정

알레르기원에 처음 노출되면, 우리의 몸에서는 제2유형의 T세포 반응(Th2 반응)이 유도되고, 알레르기원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수용체를 지닌 B세포는 Th2세포의 도움으로 활성화되어 결국 기억세포와 형질세포로 분화한다. 분화된 형질세포는 알레르기원에 결합하는 다량의 항체를 생산하고, 이 항체에 의해 대부분의 알레르기원이 제거된다. Th2면역반응에 의해 분화 유도된 형질세포는 알레르기원에 대한 IgE항체를 생산하고, 일부는 비만세포 또는 호염기성 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IgE 항체에 대한 수용체(Fc 수용체)에 결합하며, 이 상태로 혈액 내에 남아 있게 된다. 이 후 동일한 알레르기원에 또 다시 노출되면, 비만세포의 Fc 수용체에 결합하여 있는 IgE 항체에 알레르겐이 결합하여 Fc 수용체를 교차시켜 비만세포를 활성화시켜, 알레르기 반응을 나타내는 히스타민, 헤파린, 단백질 분해효소 등 물질의 분비를 유도한다. 이같이 분비된 물질들은 다른 백혈구가 분비하는 물질과 더불어 근 수축, 혈관 확장과 혈관 투과성의 증대 등을 야기하여 알레르기 증상을 유발하게 된다.     

그림1. 알레르기 반응이 유발되는 과정을 설명하는 요약도 (출처: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증상

먼지나 꽃가루와 같은 많은 알레르기 항원(알레르겐)은 공기 중에 포함되어 있다. 이들에 의한 증상은 공기와 접촉하는 부위 즉, 눈, 코 및 폐 등에서 주로 나타난다. 예를 들면, 꽃가루병으로도 알려진 알레르기성 비염은 코의 자극, 재채기, 가려움증, 충혈 등을 야기한다. 흡입된 알레르겐은 또한 폐에서 점액의 생산을 증가시키고, 숨을 가쁘게 하며, 기침이나 쌕쌕거림을 유발한다.

이 외에도 알레르기 반응은 음식, 곤충 자상, 아스피린과 같은 약물, 페니실린과 같은 항생제 등에 의해서도 유발된다. 음식 알레르기의 증상은 복부 통증과 팽창, 구토, 설사, 피부 가려움증, 및 발진 등으로 나타나지만, 호흡기의 천식성 반응이나 비염의 증상으로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 곤충 자상, 음식, 일부 약물 그리고 항생제 등은 소화기, 호흡기, 및 순환기 등의 신체의 여러 부위에서 증상이 나타나는 전신성 알레르기 반응으로 나타날 수 있다. 증세의 강도에 따라 피부 반응, 기관지 수축, 부종, 혈압 강하, 혼수상태 및 사망에 까지도 이를 수 있다.

원인

알레르기에 대한 위험인자는 크게 두 부류 즉, 개인적 인자와 환경적 인자로 나누어 질 수 있다. 개인적 인자로 유전적, 성적, 인종적, 나이 요인 등을 포함하는데, 이들 중 유전적 요인이 가장 중요하다. 알레르기 질환은 가족력이 강한 영향을 나타내어, 일란성 쌍둥이의 약 70%가 같은 알레르기 질환을 앓는 것에 비해 이란성 쌍둥이의 경우는 약 40% 정도만이 같은 알레르기 질환을 나타낸다. 그러나, 유전적 요인 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알레르기 질환의 발생이 최근 점차 증가하고 있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초기 유아시절에 감염병에 노출, 환경 오염, 알레르겐의 노출 수준 및 식생활의 변화 등이 주로 포함된다.

위생 가설 (hygiene hypothesis)

알레르기 반응은 특별히 해가 되지 않는 물질에 대하여 일어나는 부적절한 면역반응, 특히 Th2 세포에 의해 매개되는 반응에 의해 유발된다. Th2 세포 면역반응은 Th1 세포에 의한 면역반응에 의해서 억제되며, 다양한 박테리아나 바이러스가 Th1 면역반응을 유발한다. 따라서, Th1 계열의 면역반응이 적절히 유발되지 않는 경우에 Th2 면역반응이 과도하게 활성화 되면서 알레르기성 질환이 유발된다는 것이 위생 가설의 주장이다. 이 가설은 꽃가루병이나 습진 등의 알레르기성 질환이 대가족 속에서 성장한 아이들 보다 독자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에게서 더 많이 발병되는 현상을 설명하면서 형성되었는데, 대가족 내에서는 아이가 형제들을 통해 다양한 감염균에 노출됨으로써 Th1/Th2의 면역체계가 균형 있게 형성되었을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이 가설은 또한 산업화에 따른 알레르기 질환의 증가와 위생 인프라가 잘 갖추어진 선진국일수록 알레르기 질환이 더 빈번하게 일어나는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진단

알레르기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는 정확한 진단 여부에 달려 있다. 알레르기 질환은 혈액 내에 특정 알레르겐에 결합하는 IgE 항체의 존재 여부에 달려 있기 때문에, 이의 존재를 검사하는 것이 진단의 직접적 근거가 된다. 이를 위해 피부단자시험(skin prick test), 패치를 이용한 시험 및 혈액 검사 등이 이용되고 있다. 피부단자시험은 환자의 팔이나 등의 표시된 피부 부위에 의심되는 알레르겐 또는 그 추출액을 주입하여 반응을 살피는 것이다. 이 반응은 대체로 30분 내외로 피부에 나타나는 붉은색 발진 형태의 염증 반응으로서 쉽게 눈으로 구분할 수 있다. 패치 시험은 다양한 알레르겐이 처리된 패치를 등에 부착하여 알레르기 반응 유발 여부를 조사하는 것이다. 혈액검사는 나이, 피부상태, 투약 상태, 증세, 질환의 상태, 임신 여부 등과 관계 없이 채혈하여 수행할 수 있고, 혈액 내의 특정 IgE 항체의 농도를 측정하여 이루어 진다. IgE 항체 농도가 높을수록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알레르기 증상은 시간에 따라 변하므로 이들 검사는 주기적으로 시행하여 추적하여야 한다.

조치

알레르기 질병에 대한 전형적인 조치는 알레르겐을 피하는 것과 증세를 경감시키는 약을 처리하는 것이고, 알레르겐을 이용한 면역치료법도 일부 적용되고 있다. 사용되는 약들은 알레르기 증상을 매개하는 물질의 작용 억제, 알레르기 유발 세포의 활성 억제, 또는 세포의 탈과립 과정 억제 등의 기능을 갖는 것들이다. 이들은 항히스타민제,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에피네프린(아드레날린), 비만세포 안정화제, 및 항류코트리엔제 등이 주로 많이 사용된다. 드물기는 하지만, 증세가 매우 극심한 경우에는 종종 에피네프린의 주입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면역치료법은 대체로 환경 물질이나 곤충에 물려 야기된 알레르기나 천식 등의 치료에 사용되나, 음식 알레르기에 대하여는 효과가 있는지가 불분명하여 일반적으로 추천되지 않는다. 면역치료법은 알레르겐에 대한 환자의 면역 반응 상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하여 알레르겐의 농도를 점차 증가시키면서 처리하여 주는 방법이다.

관련용어

알레르겐, 항히스타민, IgE, 비만세포, TH2세포, 피부단자시험(skin prick test),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에피네프린(아드레날린)

참고문헌

Kuby Immunology (7th ed.)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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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공처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는 1989년 다학제를 기반으로 출범하여 30돌을 맞이하는 국내 생명과학분야의 대표 학회이다. 14,000여명의 회원 (4,200여명의 정회원외 학생회원, 단체회원, 산업체 회원을 포함)으로 구성되어 있다. 노벨상 수상자와 그에 버금가는 과학자가 참석하는 정기학술대회와 동계학술대회를 매년 개최하고 있으며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SCI등재 학술지인 'Molecules and Cells'를 발행하고 있다. 21개의 위원회와 5개의 지역 분회, 18개의 분과로 구성되어서 활발한 학술활동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생명과학 대중화와 지식 확산에도 힘을 쏟아서 경암바이오유스캠프, 경암바이오유스 멘토링, 경암바이오유스 실험실체험 사업, 웹진 출판도 진행하고 있다. 학회 주관으로 시상하는 상에는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학술상, M&C 우수논문상, 여성생명과학자상, Presidential Lecture Award, 일천기념강좌, 마크로젠과학자상, 아모레퍼시픽 차세대 연구자상, 서린 바이오사이언스 우수박사학위 논문상, 다카라 우수논문상, 바이오니아 차세대 연구자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