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캉스’에 들뜬 연말… ‘호테크’ 덩달아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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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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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객실 예약 뒤 되팔아 차익

10만 ~ 30만원 가량 웃돈 얹어

중고거래사이트 사기 주의해야


크리스마스이브 등 ‘호캉스’(호텔+바캉스) 수요가 높은 날의 호텔 객실을 일찌감치 예약한 뒤 이를 팔아 차익을 얻는 ‘호테크’(호텔 숙박권+재테크)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기념일을 호텔에서 보내는 것을 선호하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의 호캉스 수요를 노려 10만∼30만 원가량의 웃돈을 얹어 숙박권을 되파는 일이 유행하고 있다.

직장인 김모(27) 씨는 지난 8월 35만 원을 지불하고 크리스마스이브인 오는 24일 서울 S호텔 객실을 예약했다. 김 씨는 최근 ‘중고나라’에 이를 45만 원에 내놨고, 이 숙박권은 바로 팔렸다. 김 씨가 당초 예약가보다 30만 원가량 높여 108만 원에 올린 H호텔 숙박권도 판매됐다. 그는 13일 “서울 고급 호텔 객실 3개를 예약했다가 한 곳만 호캉스로 쓰고, 나머지는 무료 취소 기간에 팔아 재테크를 한다”고 말했다.

변호사 박모(33) 씨도 전날 ‘당근마켓’에 24일 L호텔 스위트룸 숙박권을 150만 원에 내놨다. 지난 9월 예약가에 30만 원을 얹은 금액이다. 박 씨는 “수요가 워낙 많은 걸 알기에 차익을 남기려는 것”이라며 “바빠서 그날 못 쉬게 됐는데, 그냥 취소하는 건 아깝다”고 했다.

서울 시내 5성급 호텔의 24일 객실은 이미 마감된 지 오래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서울 더플라자호텔 408실 모두 지난달 22일 마감됐고, 지난해보다 2주 이상 마감이 빨랐다”고 했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한 달 훨씬 전에 464실 모두 마감됐다”고 밝혔다. 파크하얏트 관계자도 “지난달 초 184실 전부 마감됐으며, 그 뒤로도 취소분이 나오곤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호테크’ 붐은 크리스마스 호캉스족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호텔 관계자는 “MZ세대 중심으로 연말을 호텔에서 보내려는 수요가 증가하며 코로나19 당시 연말보다 객실 예약률이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숙박권 거래 과정에서 사기 피해가 자주 발생한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실제 숙박권 사기 피해는 속출하고 있다. 지난 10월 경남 양산경찰서는 중고 거래 사이트에 8월부터 9월까지 한 달간 호텔 숙박권 등을 판다고 올려 돈을 받은 뒤 잠적하는 방식으로 214명에게서 9100만여 원을 가로챈 혐의로 A(23) 씨 등 3명을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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