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핵폐수 방류 홍보대사, 日음용수 써라”…한숨 내쉰 그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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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IAEA 면담서 맹비난
“그럴 정도로 안전 확신하나
日맞춤형 셀프 검증 매우 유감”

90분간 野의원 돌아가며 폭격
그로시는 15분 발언공개가 전부
野의원들 면전서 강력 비판하자
그로시, 당황하며 한숨 내쉬어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9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과의 면담에서 위성곤 의원을 발언을 듣고 있다. [이승환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9일 방한 중인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을 만나 “처음부터 중립성과 객관성을 상실한 일본 편향적 검증이었다”, “그 정도로 안전성을 확신한다면 일본에 음용수로 쓰라고 직접 제안하라”며 면박을 줬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민주당 의원들의 발언을 메모하며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으나 중간중간 안경을 벗거나 의자에 등을 기대고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비공개 면담을 포함해 약 90분간 진행된 면담에서 그로시 사무총장의 발언은 통역을 포함해 15분간의 모두발언 뿐이었다. 나머지는 모두 민주당 의원들의 발언으로 채워졌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민주당 공식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 면담을 시청하면서 채팅창에 ‘X로시’ ‘그로시 아웃’ ‘끌어내라’ 등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국회 본관 앞에서는 면담이 진행되는 동안 시위대의 구호가 이어졌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배출 안전성 평가 결과에 대해 우리 정부 측에 설명하기 위해 방한했다. 이날 면담은 민주당 대책위가 지난 6일 IAEA 측에 요청한 데 대해 그로시 사무총장이 응하면서 성사됐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금 이 문제가 큰 관심을 받고 있는데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을 비롯해 우려를 제기하는 곳이 많아 그 우려를 듣고 답을 줘야겠다고 생각해 민주당의 초대에 응했다”고 말했다.

위성곤 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대책위원회’ 위원장은 면담에서 “사고 원전의 핵폐기물이 수십 년에 걸쳐 바다에 버려지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이것이 문제가 없다고 한다면 전 세계에 보관 중인 고준위 핵폐기물을 해양 투기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고 말했다.

대책위 고문으로 오염수 방류에 반대해 14일째 단식 중인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문제는 (IAEA가) 이미 국제 기준에 부합한다는 결론을 정해놓고 해양 방류를 뒷받침해왔다는 점”이라며 “IAEA의 입장은 일관되게 해양 방류를 지지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양 방류가 주변 국가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미리 결론 내린 것은 ‘셀프 검증’이자 ‘일본 맞춤형 조사’로 매우 유감”이라며 “이제 일본은 IAEA 보고서를 오염수 해양 방류의 통행증처럼 여기고 수문을 열 타이밍만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 의원은 그로시 사무총장이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염수에서 수영도 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그럴 정도로 안전하다고 확신한다면 물 부족 국가인 일본이 그 물을 음용수로 마시든지 공업·농업 용수로 쓰라고 요구할 의사가 없는지 묻고 싶다”고 따졌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우리가 도출한 결론은 국제안전기준에 부합하는 방식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며 “IAEA는 일본 정부의 방류 계획이 제대로 잘 지켜지는지 완전히 모니터링하기 위해 수십년간 일본에 상주할 것이다. IAEA 지역사무로를 후쿠시마에 개설했다”고 강조했다.

이소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면담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저희가 던진 질문에 대해 (그로시 사무총장의) 구체적 답변은 거의 하나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앞서 민주당 대책위가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공개적으로 전달한 질의한 14개 질문에 서면으로 답변을 준비해 대책위에 직접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그로시 사무총장이 민주당을 찾아 면담했음에도 괴담 정치를 멈추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IAEA 결과를 믿지 않고 맞서는 것은 민주당과 북한 뿐’이라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나온다”며 “민주당은 괴담 유포로 국민 불안을 조성하는 일을 멈추고, 처리수 방류에 대한 건전하고 생산적인 정치활동을 하길 바란다”고 논평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진정으로 ‘국민 안전’을 생각한다면 괴담 선동으로 공포를 조성할 것이 아니라 IAEA의 아무런 통제 없이 자의적으로 운영되는 북한 핵시설의 위험성에 대한 공론화에 같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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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매일경제 정치부 전경운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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