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동행] "놀면 뭐 해? 봉사하자!"… 의정부초 동창 봉사단 '신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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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3.18. 오전 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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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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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중후반 동창들 무료급식 봉사부터 수해복구까지 종횡무진

(의정부=연합뉴스) 최재훈 기자 = "모여서 놀지만 말고 봉사활동 같은 거 해보는 게 어때?"

2021년 말. 평소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초등학교 동창 모임에서 한 명이 뜬금없는 제안을 했다.

스물다섯살이 될 때까지 봉사해본 적도 없었고 학업이나 직장업무로 한창 바쁜 이들이었지만 갑작스러운 제안에 한결같이 작은 울림을 느꼈다.

무료급식소 봉사활동
[신따봉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렇게 의기투합해 시작한 동창들의 봉사단이 '신곡동 따뜻한 봉사단', 줄여서 '신따봉'이다.

신따봉 회원인 김범수(27)씨는 18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막상 봉사 활동을 하기로 했지만 어떻게 시작하는지 몰라 많이 헤맸다"며 봉사활동 시작 당시를 회상했다.

마음만 먹으면 수많은 곳에서 반겨줄 것으로 생각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봉사 활동을 하겠다고 해도 경계하고 거절하는 곳도 있어 상처받기도 했다.

10명 정도 되는 친구들이 각기 다르게 내는 의견도 첫 봉사 시작의 장애물이었다.

그래도 이들은 '시작이 중요하다'는 마음으로 지난해 1월 헌혈하는 것으로 첫 활동을 했고 그다음 달에는 의정부 행복로에서 쓰레기를 주웠다.

그리고 3월에는 의정부시 사패산에 올라 쓰레기를 주웠고, 4월에는 의정부제일시장 상인회와 함께 시장 내 시설을 청소했다.

헌혈 봉사활동
[신따봉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봉사의 세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자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노하우도 늘었다. 봉사활동 관련 문의를 할 수 있는 기관이나 웹 사이트를 물색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는 노하우도 쌓으며 지평을 넓혀갔다.

6월에는 파주시에 있는 유기견 보호센터에서 시설물 정비 등을 하고 7월에는 노인 무료 급식소를 찾았다.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8월에는 수해 농가를 찾아 엉망이 된 현장을 정리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수해 현장
[신따봉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봉사 경력이 늘어나는 만큼 이들을 다시 찾는 요청도 많아졌다.

김씨는 "처음에는 의지가 있어도 마땅한 봉사활동을 찾기가 쉽지 않았는데, 지금은 그전에 방문한 기관들로부터 먼저 연락이 온다"며 "우리의 활동이 도움이 됐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다"고 전했다.

20대 중후반의 나이에 학생으로 미래를 준비하거나 새내기 사회인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 신따봉 회원들은 봉사 활동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봉사의 보람을 알아버린 이들은 꾸준히 활동을 이어갔고, 지난해 말에는 의정부시로부터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올해 첫 봉사로 소외계층 무료 급식소에서 땀을 흘린 이들은 주변에 봉사의 즐거움을 전하는 전도사이기도 하다.

김씨는 "친구들 모두가 봉사활동을 더 일찍 시작하지 않은 것을 후회할 정도로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며 "봉사가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별것 아니고, 주는 것보다 얻는 것이 훨씬 많아 주변에 적극 권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따봉 회원들
[신따봉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봉사 활동을 이어가고 싶다는 이들은 "친구들끼리 시간을 정하는 일부터 여전히 어렵지만 봉사 활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jhch79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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