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비싸다 지적한 기관투자자 IR 자리 뺀 ‘ECM 1등’ 미래에셋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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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4.19. 오전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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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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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기업 대상 부정적 의견 제시 후 IR 배제

올해 주식자본증권(ECM) 실적 1위로 올라선 미래에셋증권이 기업공개(IPO) 주관 과정에서 일부 기관투자자에게 압력을 행사해 물의를 빚고 있다. 공모가가 비싸다고 의견을 낸 운용사를 기업설명회(IR)에서 의도적으로 배제하거나 공모주를 불리하게 배정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주관사가 기관투자자들을 길들이기 위해 재량권을 남용하는 사례로 보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PO를 전문으로 하는 한 자산운용사는 최근 미래에셋증권이 상장을 주관하는 기업설명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윗선에서 해당 자산운용사에만 IR 금지령을 내린 탓이다.

해당 자산운용사는 IPO 관련 자문업을 영위해 다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종목 리포트를 제공하고 있다. 증권사가 IPO를 주관할 때 IR 대상에 포함돼 미리 듣고, 다른 기관투자자들이 공모주 투자 전략을 짤 수 있도록 투자 의견을 제시한다.

해당 자산운용사는 그간 미래에셋증권이 주관하는 IPO 기업설명회에 수없이 참석했지만, 최근 미래에셋증권이 상장을 주관한 한 회사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낸 후로 IR 대상에서 배제됐다고 주장한다. 한 회사에 대해 ‘공모가가 고평가됐다’는 의견을 냈는데, 이 시점부터 미래에셋증권이 주관하는 IR 대상에서 박탈됐다고 설명했다.

배제와 동시에 미래에셋증권이 상장을 주관하는 종목에 지속적으로 우호적 의견을 내는 다른 사모운용사를 밀어주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해당 사모운용사는 미래에셋증권이 만든 스팩에 발기인으로 참여할 정도로 연관성이 깊은 곳이다. 최근 상장을 앞둔 종목 중 이곳에서 작성한 종목보고서가 일반 투자자들에게 공개되기도 했다. 사모운용사에서 작성한 비상장기업 보고서가 일반 투자자들에게 공개되면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다.

올해 미래에셋증권은 한주라이트메탈, 스튜디오미르, 엘비인베스트먼트 등의 상장 주관사를 맡았다. 이어 에스바이오메딕스, 트루엔, 모니터랩 등이 미래에셋증권을 주관사로 두고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공모주는 물론이고 주식시장에서는 모든 투자자가 자유롭고 독립적으로 의견을 낼 수 있어야 한다”면서 “공모가를 높이려고 주관사와 기업이 횡포를 부리면, 결국 투자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주관사가 공모주 수급에 전권을 쥐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발행기업에 대해 우려되는 부분을 이야기했다고, 주관사가 IR에서 배제하는 건 처음 보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증권은 발행사에 장기적이고, 우호적 투자자를 찾는 과정에서 생긴 일이라며 의도적 배제는 아니라고 일축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수요예측에 약 1900개 기관이 참여하는데, 전부 다 IR을 진행할 수 없어 100여 개 기관 대상으로 IR을 진행한다”며 “발행사에 도움이 될 만한 기관투자자에게 IR을 진행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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