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많이 늘었나 했더니, 3명 중 1명 '외국인'.. "고용 증가는 무슨, 혹 내 자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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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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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근로자 12만 명↑.. 전체 34% 차지
내국인 고용 둔화세.. "외국인 빼면 제자리"
29세 이하 청년층.. "10개월 째 감소세"
실업급여 신청 늘어.. 두 달 연속 1조 돌파

고용보험 가입자가 넉 달 연속 1,500만 명을 돌파하며 꾸준한 증가세를 거듭했습니다. 지난달만 해도 가입자가 37만 명 이상 늘었지만 사실 외국인 기여도가 높아, 실질적인 고용 증가 폭을 점치긴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좀 더 면밀히 들여다봤더니 신규 가입자 3명 중 1명이 외국인 근로자로, 실제 노동시장 개선을 내다보긴 이르다는 관측입니다.

청년층 등 내국인 고용은 거의 정체되다시피했고, 오히려 고용 둔화 양상마저 드러냈습니다.

오늘(1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 가입자는 1,518만 3,000명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37만 4,000명(2.5%)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3월 37만 1,000명에서 4월 35만 7,000명으로 감소했던게 5월 36만 6,000명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세로 나타났습니다.

고용보험 제도가 도입되고 처음 가입자 1,500만 명을 넘은 3월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인다는 점에선 긍정적 평가도 가능해 보입니다.


그런데 지난달 말 기준 고용보험 당연적용 외국인 근로자는 18만 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만 7,000명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신규 가입자 37만 4,000명 중 3분의 1(12만 7,000명)인 34%가 외국인이란 얘기로 외국 인력을 제외하면 내국인 가입자 증가 폭은 3월 27만 1,000명, 4월 24만 3,000명, 5월 24만 7,000명, 6월 24만 8,000명으로 사실상 3개월째 큰 증감 폭을 보이지 않는 실정입니다.

오히려 고용 둔화세가 지속되는 양상입니다.

신규 외국인 근로자 증가는 비전문 취업비자(E-9)와 방문취업비자(H-2) 등 고용허가제로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에 대한 고용보험 가입 의무가 확대된게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고용허가제(E9, H2비자)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보험 가입은 2021년 1월부터 점차 의무화됐습니다. 가입 의무는 2021년 상시근로자 30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됐고, 올해는 10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된 상태입니다.

이같은 고용보험 가입 의무 확대 영향은 외국인근로자 90% 가까이가 집중된 제조업에서 특히 크게 두드러져, 지난달 제조업 부문에서만 고용보험 가입자가 11만 6,000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중 외국인 근로자 증가분이 11만 명이고 내국인은 6,000명에 그쳤을 정도입니다. 때문에 제조업 가입자수 통계에 외국인 근로자들이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고용보험 가입자 수 증가를 국내 노동시장 개선지표로만 볼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또 서비스업 부문 가입자는 지난해보다 24만 5,000명(2.4%) 증가한 1,045만 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라 국제노선이 회복되면서 방한 외국인이 늘고 대면활동이 정상한데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보건복지업, 숙박음식업 종사자가 1년 전보다 각각 10만 5,000명, 5만 2,000명 늘어난 반면 공공행정과 교육서비스에선 방역 일자리 등 축소로 인해 1만 명 정도가 줄었습니다.

청년층의 고용 시나리오는 암울하기만 합니다.

전체 고용보험 가입자를 연령대별로 봤더니 29세 이하는 지난해 대비 2만 4,000명 줄어든 248만 1,000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9월(-9,000명)을 시작으로 10월(-1만 7,000명), 11월(-2만 9,000명), 12월(-3만 명), 올들어선 1월(-4만 명), 2월(-2만 9,000명), 3월(-2만6,000명), 4월(-3만 명), 5월(-2만 6,000명)에 이어 10개월째 연속 감소세로, 나아진 게 없는 청년층 고용상황을 반영했습니다.


관련해 고용부는 인구 감소와 도소매·사업서비스·보건복지업 감소를 이유로 꼽았습니다.

반면 나머지 연령대에선 가입자가 늘었습니다.

60세 이상(22만 2,000명), 50대(9만 7,000명), 30대(6만 9,000명), 40대(1만 명) 순으로 특히 고령층에서 증가 폭이 컸습니다.

노동부는 외국인 근로자 유입이 청년층 중심으로 많은 점을 감안할 때 외국인 근로자를 제외할 경우 29세 이하 고용보험 가입자 감소 폭이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실업자 구직활동 지원을 위해 고용보험기금으로 지급하는 구직급여(실업급여) 신청자는 8만 7,000명으로 지난해보다 2,000명(2.9%) 늘었습니다.

이 기간 구직급여 지급액은 1조 245억 원으로 688억 원(7.2%) 증가했고 수급자는 2만 7,000명(4.4%) 늘어난 64만 2,0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1회 지급액은 145만 원 정도로 지난해 대비 1.4% 증가했습니다.

매달 노동부가 발표하는 노동시장 동향은 고용보험 가입자 가운데 상용직과 임시직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특수고용직·플랫폼 종사자, 자영업자, 초단시간 노동자 등은 제외된다.

고용보험은 불가피하게 직장을 잃게 된 경우 구직활동과 재교육을 지원하는 사회보험으로 건강보험과 국민연금·산재보험과 함께 4대 보험의 하나로 고용보험이 적용되는 사업에 고용된 모든 근로자가 의무 가입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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