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리오프닝 '훈풍'이라는데.. 카지노·면세점, 영업해 봐야 "남의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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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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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본, 중국발 단기 비자 발급 제한 "2월 28일까지"
성수기 이후 방역 완화 추이 관건.. 정상화 '불투명'
태국 등 중국발 특수 선점 '속도'.. 후발 마케팅 고민
항공·면세·카지노·여행 등 관련 업계 어려움 길어질 듯
매출 부진·실적 개선 한계.. "2분기 이후 정상화 가능"

정부가 중국 여객에 대한 단기 비자 발급 제한 조치 유지에 나서면서, 항공업계를 비롯한 카지노와 면세점 등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이 크게 꺾였습니다.

현재까진 일본과 동남아 노선 등 수요로 겨우겨우 실적을 메꾸면서 매출 회복세를 기대하는 실정이지만, 당장 주력시장이라는 중국발 운항 재개 시점은 불투명하기만 해 수익 개선부터 경영 정상화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늘길이 열릴 기미는 더 희박해지는데, 태국이나 인도네시아 등이 중국발 특수 선점에 열을 올리고 나섰습니다

코로나 이후 3년 만에 모두 정상 영업에 들어간 8군데 카지노들은 물론 면세점들까지, 타격을 더 끌어안을 지경이라 업계 한숨만 깊어지고 있습니다.

■ 중국발 단기 비자 발급 제한 "한 달 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그제(27일) "중국에 대한 단기 비자 발급 제한 조치를 오는 2월 28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지난 2일부터 중국 내 공관에서 외교·공무, 필수적 기업 운영, 인도적 사유 등 목적을 제외한 단기 비자 발급은 제한했고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사들도 중국 노선 증편 계획을 철회한 바 있습니다.

이후 방역 강화 조치 3주차에 들어서면서 중국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정점을 찍은 것으로 봤고,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춘절 연휴(21~27일) 기간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세가 크게 눈에 띠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하늘길 재개 신중.. "정치·외교 등 복합적 사안"

더구나 최근 들어선 중국발 감염 유입 위험도 낮아지는 추세입니다.

어제(28일) 기준, 중국에서 입국한 단기 체류 외국인 중 입국 검사에서 확진된 사람이 1명으로 입국자 1,469명 중 242명이 PCR 검사를 받았고, 이 중 확진 판정은 0.4%(1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양성률은 지난 14일 이후 한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흐름으로 미뤄, 업계에선 리오프닝 기대감을 키우기도 했고, 당초 이달 말까지 예고했던 단기 비자 제한조치를 연장하지 않을 것이란 이야기도 흘러나왔던게 원점으로 돌아갈 상황이 됐습니다.

국적사 가운데 한 저비용항공사(LCC)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내놓은 통계 자체만 신뢰하고 문호를 여는게 정부 입장에서도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며 "단순 방역 차원이 아닌, 정치와 외교 등 복합적인 사안들을 감안할 때 한꺼번에 하늘길이 풀릴 것으로 기대하진 않았지만 아쉬움은 있다"고 전했습니다.

■ 일본·동남아권 수요로 상쇄 한계.. 실적 개선 '아직'

중국 노선의 경우, 코로나19 이전만 보면 일본 다음 가장 많은 여객을 실어 나르면서 항공사 매출을 견인한 주력 노선으로 꼽힙니다.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전체 여객(9,038만5,640명) 중 20% 정도가 중국 노선 이용객(1,843만3,760명)으로, 코로나 영향이 본격적으로 이어지면서 2021년 중국 노선 이용객 비중은 13% 수준까지 감소했습니다.

그렇게 줄어든 부분을 일본이나 동남아시장이 상쇄해주는 것도 아닙니다.

또 다른 국적사 관계자는 "일본이나 동남아 등 노선을 띄우면서 부족분을 채워보지만, 기본적인 공급량이 있기 때문에 몰리는 수요에 부응하기가 어렵다"며 "아직까진 중국 노선 자체가 워낙 미미해, 실적 개선을 기대할 단계가 아니"라고 전했습니다.


■ 홍콩 등 입국 '인천' 일원화.. 중화권 유치 차단

더구나 현재로선 홍콩과 마카오발 입국까지 인천으로 일원화된 상황이라, 파장이 더 큰 상황입니다.

제주만 해도, 중국발 입국자 대상 입국 전후 코로나19 검사가 의무화 되고 홍콩·마카오발 항공편 입국이 인천으로 단일화되면서 제주를 찾는 중화권 관광객은 일찌감치 끊겼습니다.

연관해 카지노와 면세점 업계 등은 홍콩 직항 취항 등을 통해 개별, 소규모 그룹 등을 중심으로 일정 정도 수요 진작 기대감을 접었고 재개 시점조차 점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1일 이후 지역 내 전 카지노가 정상영업에 들어갔지만 이렇다 할 굵직한 고객 유치가 쉽지 않은 실정에, 재차 벽에 부딪힌 셈입니다.  

카지노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세기 상품을 통해 들어왔던 홍콩 관광객을, 정기적으로 유치하면서 수익성 개선을 점쳤던게 무산됐다"면서 "일단 다음 달 말까지는 재개가 어려울 것으로 보지만, 방역 연장 등 대외 상황을 감안할 때 재개 시점을 점치기가 더 어려워지면서 마케팅 갈피를 잡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현재 상황을 전했습니다.

■ 중국 대내·외 여행소비 확대 추세.. "88%선 회복"

이렇게 한쪽에선 중화권에 빗장을 잠그고, 갈피를 잡지 못하는 사이 코로나19로 3년여 발이 묶였던 중국인들이 춘절(음력 설) 연휴, 닫혔던 지갑을 열고 있습니다.

그제(27일)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춘제 연휴가 시작된 지난 21일부터 26일까지 6일 동안 중국의 출입국 인원은 239만2,000명으로 지난해 춘절 연휴(1월 31일∼2월 5일)때보다 123.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입국 인원은 120만 명으로 지난해보다 127.2%, 출국 인원은 119만2,000명으로 120.7% 늘었습니다.

관련해 중국 문화여유국은 이날 춘제 연휴 기간 자국 내 관광객이 3억800만명에 달해 작년 동기보다 23.1%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지난 2019년의 88.6%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봤습니다.


■ 태국, 인도네시아 등 中유치 목표 상향 조정

또 해외 관광이 늘면서 일부 국가에선 중국발 특수를 노리기 위해 문호를 열고 나섰습니다.

태국이 대표적으로 3월 말까지 입국한 중국 국적자에게 도착 후 30일짜리 비자를 내주는 프로그램을 도입했습니다.

종전 15일에서 두 배 늘렸습니다.

지난해 태국 방문 중국인은 2.37%인 26만 명으로, 태국 정부는 올해 중국인 관광객 유치 목표를 500만 명으로 잡았습니다.

여행 수요 증가에 부응해 상하이 시상항공과 춘추항공이 지난 18일 상하이발 태국행 정기 노선 운항을 4년 만에 재개하기도 했습니다.

인도네시아도 중국인 유치에 나서, 올해는 25만 명 이상의 중국인 여행객 유치 목표를 내걸었습니다.

■ "빠르면 2분기".. 버티는게 답, 준비 '초점'

아직 우리나라는 중국발 여행 수요에게 빗장을 걸어 잠궜습니다.

중대본은 다음 달 28일까지 중국에 대한 단기 비자 발급 제한 조치를 연장하기로 했고, 중국 역시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지난 10일 한국 국민에 대한 단기 비자 발급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더불어 중국은 다음 달 6일부터 20개 국가로의 단체 관광도 허용하기로 했지만, 여기에서 한국은 제외했습니다.

당장은 중국발 여행 수요 유치를 겨냥한 국내 항공업계나 여행, 면세와 카지노, 쇼핑 등 관련 업계의 어려움이 더 길어질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이같은 '단절' 상황이 오래 가선 안된다는데 의견이 모아집니다.

국적사의 한 관계자는 "통상 항공업계 등 성수기를 1분기와 3분기로 본다면 봄 방학이나 계절 요인 등으로 인해 해외여행 증가를 기대해볼 1분기는 이런 분위기에선 사실상 보내버릴 공산이 커졌다"며 "어쨌든 2분기, 방역 수준과 경기 회복 기점이 마련되면서 예상보다 실적 개선 속도가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때까지 현 수준을 유지하는게 과제"라고 전했습니다.

또다른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중국발 확진자 급증에 따른 우리 측 방역 강화에 대해 중국이 단기 비자 발급 금지 등으로 맞대응한 상황이라, 당장 매출이 가파른 회복세로 접어들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면서도 "점진적으로 중국인 관광객 등 유입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현재로선 내부 준비에 매진하는 것 외에는 뚜렷한 방법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관련해 중대본 측은 "그 이전(2월 말)에라도 상황이 호전되는 경우 비자 발급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면서 국내 방역 여건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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