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 풀린 ‘황소’ 황희찬이 끝냈다…한국 16강 기적은 실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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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12.05. 오전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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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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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월드컵 H조 3차전
포르투갈에 2-1 역전승…조 2위
황희찬이 3일 오전(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포르투갈과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역전골을 넣은 뒤 상의를 탈의하고 있다. 알라이얀/연합뉴스


가나전에서 눈물을 펑청 쏟았던 황희찬(울버햄프턴)이 끝내 한국을 구했다.

황희찬은 3일(한국시각) 오전 0시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H조 최종 3차전 포르투갈과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역전골을 뽑아내며 ‘알라이얀의 기적’을 만들었다. 2-1, 승리를 만들면서 조 2위. 16강 진출이다.

이날 후반 21분 이재성(마인츠)을 대신해 교체 투입된 황희찬은 그간 경기에 뛰지 못했던 한을 풀려는 듯 활발하게 공격을 펼쳤다. 별명처럼 ‘황소’다운 움직임이었다. 가나전 이강인(마요르카)처럼, 한국 공격에 활력소를 불어넣는 교체였다.

득점이 터진 건 후반 추가시간이었다. 조별리그 탈락 공포가 엄습하던 순간, 한국은 하프라인 근처에서 상대 공을 빼앗았고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약 70m를 달려 역습을 가했다. 손흥민은 황희찬에게 침착하고 날카로운 패스를 내줬고, 황희찬은 오른발 슈팅으로 깔끔하게 상대 골문을 갈랐다. 완벽한 마무리였다.

2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16강 진출에 성공한 대표팀 황희찬이 손흥민과 포옹하고 있다. 알라이얀/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황희찬은 이번 대회에서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그는 지난달 초 소속팀 경기 도중 왼쪽 햄스트링을 다쳤다. 대표팀 소집 뒤에도 좀처럼 회복하지 못했다. 우루과이전과 가나전에서 연달아 출전하지 못했던 이유다. 벤치에서 가나전 패배(2-3)를 지켜봤던 황희찬은 결국 눈물을 쏟았다. 4년을 한결같이 달려왔으나 정작 가장 중요한 90분을 놓친 선수의 울음이었다.

드디어 꿈에 그리던 그라운드에 올라선 황희찬은 눈물을 미소로 바꿨다. 그야말로 알짜배기 활약이었다. 황희찬은 이날 경기에서 슈팅 1개를 기록했는데, 그 슈팅이 한국을 16강으로 올리는 열쇠가 됐다. 영국 <비비시>(BBC)는 “황희찬이 후반 추가시간 득점을 터뜨리며 한국 팬을 열광에 빠뜨렸다”며 평점 8.87점을 부여했다. 손흥민(9.15점)에 이어 팀 내 두번째다.

카타르월드컵은 황희찬의 두번째 월드컵이다. 2018년 러시아대회 때는 아쉬움이 컸다. 조별리그 첫 두 경기(스웨덴·멕시코전)를 풀타임 소화했으나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고, ‘카잔의 기적’이 행해진 마지막 독일전에서는 후반 교체 투입되었다가 불안한 플레이를 남발하며 23분 만에 다시 교체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카타르 ‘알라이얀의 기적’에서 그는 당당하게 주인공이 됐다.

앞서 황희찬은 지난달 17일 훈련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지난 월드컵은 굉장히 떨렸는데 이번은 느낌이 많이 다르다. 그동안 여러 팀, 여러 감독, 여러 선수와 경기를 했고 경험했다. 스스로도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러시아’와 ‘카타르’ 사이 그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에서 데뷔골도 넣었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도 밟았다. 그리고 그는 대망의 무대에서 자신의 말이 허언이 아님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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