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 회복 더디네”… 일본·인도로 자금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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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5.25. 오후 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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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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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닛케이지수 32년만에 최고치 찍어… 한달새 8.7% 상승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의 효과가 생각보다 더디게 나타나자 아시아로 들어오는 글로벌 자금이 투자 대안을 일본, 인도 등에서 찾고 있다. 이달 들어 일본 증시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고, 신흥국 중에선 인도 증시가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해 연말 증권가에서는 올해 중국 증시가 리오프닝으로 선전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중국 경기가 게걸음을 치자 자금 흐름이 바뀌는 것이다.



중국 가던 글로벌 자금, 대안 찾기

23일 일본 증시의 대표지수인 닛케이225(닛케이지수)는 3만957.77로 마감했다. 전날 3만1086.82로 약 32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후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닛케이지수는 최근 한 달간 8.7% 올랐다. 아시아 주요 증시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연초 크게 오르다가 3월엔 주춤했던 인도 증시도 최근 다시 상승세다. 인도의 주요 지수인 센섹스 지수는 한 달 사이 3.1% 올랐고 인도 증시 상장기업 중 시가총액 50위 내 기업들을 추린 니프티50 지수는 7.3% 올랐다.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의 경기 재개 효과가 예상보다 작은데 대한 실망감으로 글로벌 자금이 아시아의 다른 나라를 투자처로 삼고 있다고 봤다. 중국의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2로 4개월 만에 하락세를 보이는 등 경기 회복세가 예상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7일 블룸버그 통신은 “인도 증시에 3월 말 이후 44억 달러(약 5조7800억원) 규모의 해외 자금이 순유입됐다”며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속에 아시아 내 가장 빨리 성장하는 국가인 인도가 피난처로 인식되고 있다”고 전했다.

버핏 효과 보는 일본 증시

최근 일본 증시의 강세는 좋은 기업 이익, 엔화 약세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 미중 갈등 속 발생하는 상대적 이익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기업이익은 2021년 9월 고점 이후 큰 폭의 조정을 경험하고 있는데, 일본 기업의 이익 성장은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시장 평균 주가수익비율(PER)도 17배 수준으로 지난 10년간 평균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고평가 논란에서도 벗어나 있다”라고 했다.

세계적인 투자자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지난달 일본의 종합상사 주식을 높게 평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 나왔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버핏 회장이 보유한 일본의 5대 종합상사(미쓰비시·미쓰이·스미토모·마루베니·이토추)의 주가가 최근 모두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신문은 “‘버핏 효과’로 연기금 등 해외 장기 투자자들이 현물 주식 매입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증시의 강세가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일본 시장의 강세가 올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최근 10년간 꾸준히 계단식 회복 과정을 거쳐왔기 때문에 안정적이라는 전망과 이달 들어 급등세를 보인 것은 한동안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동시에 나온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본 증시가 5월 들어 단기 과열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상승폭이 컸다”며 “일본 증시 강세가 연속성을 가지려면 성장이 지속적이라는 확인과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해소가 필요한데, 아직은 시기상조로 보인다”고 했다.

국내 투자자 관심도 커져

국내에서도 중국, 홍콩 증시가 아닌 일본, 인도 등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국내 투자자는 일본 주식 30억5500만 달러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2021년 9월 이후 가장 많다. 최근 한 달간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산 일본 주식 종목(ETF 제외)은 제약회사인 다이이찌산쿄로 265만 달러어치를 사들였다. 워런 버핏의 대량 보유 종목인 이토추, 마루베니, 미쓰비시 등도 10위권 안팎에 이름을 올렸다.

인도는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가 강세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은 각각 니프티50 지수를 추종하는 ‘TIGER 인도니프티50′과 ‘KODEX 인도Nifty50′을 지난달 상장했다. 두 ETF에는 이달 초 기준 각각 660억원, 1030억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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