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음료이지만 커피에 들어있는 카페인 성분을 과하게 섭취하면 뇌 기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기존 연구들에 따르면 많은 양의 커피를 장기간 마시면 뇌로 통하는 혈류가 줄어들고, 혈압 상승과 동맥 경직이 발생한다고 한다. 이렇게 뇌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는 관류 저하가 생기면 뇌 자기공명영상(MRI)에서 백질의 이상소견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런 병변을 ‘뇌백질 고강도 신호’라고 부른다. 이는 주로 노인들에게서 발견된다. 뇌백질 고강도 신호가 있으면 뇌졸중과 인지기능 저하가 나타날 위험이 크다.
연구팀은 “장기간 카페인 섭취로 인해 뇌 관류가 저하되고, 혈압 상승과 함께 동맥 경직도가 증가하면서 노년기 뇌백질 고강도 신호 용적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추정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커피 안에 있는 카페인은 뇌에서 멜라토닌을 분비하는 송과선에 작용해 각성을 유발한다.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하는 아데노신 수용체가 어릴 때부터 과도하게 반복적으로 작용하면 송과선 기능이 만성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 김 교수는 “이런 가능성을 연구했더니 하루에 커피를 석 잔 이상 마시는 여성이라면 송과선 크기도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작고, 수면의 질도 떨어진다는 걸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뇌백질 고강도 신호 병변도 남성은 유의미한 증가를 하지 않았지만, 여성은 증가하는 걸 확인했다”라고 덧붙였다.
여성이 남성보다 카페인에 더 취약한 이유는 무엇일까. 여성이 카페인 민감도가 높고, 체내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라디올 영향으로 카페인 분해 속도가 느린 것이 원인일 것이라 김 교수는 추정했다. 그는 “커피 섭취로 인한 뇌백질 고강도 신호 용적 증가 위험은 남성보다 여성에서 높기 때문에 여성이라면 커피는 하루 두 잔 넘게 먹으려고 하지 않는 등 경계를 가져야 한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