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신임 국민의힘 원내대표(대구 수성구갑)가 19일 2년 4개월여 만에 다시 당의 원내사령탑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마냥 기쁘지 만은 않은 분위기다.
▷거대야당의 파상 공세 ▷대통령 주도의 정국운영에 대한 내부견제 ▷차기 지도부 선출 등 임기 중 풀어야 할 난제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당선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다시 한 번 일할 기회를 주신 데 대해서 '원망'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본인 앞에 놓은 과제가 간단치 않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당장 당내에선 주 원내대표가 강공일변도인 이준석 전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 사이에서 어떻게 해결책을 찾을지 주목하고 있다. 민심이반의 핵심요인이 숙지지 않는 당의 내홍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전 대표와의 법정 공방은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법원의 결정으로 지난달 26일 본인이 '제1차 비상대책위원장' 자리를 내려놓은 데다 자칫 재판부가 오는 28일 이 전 대표가 제기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직무 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당의 대표 권한대행직까지 짊어져야 하는 상황이다.
당 관계자는 "주 원내대표는 판사 출신으로 법률지식이 풍부하고 5선의 경륜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에 당의 위기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직 대통령 내외에 대한 특검과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사실상 '전쟁'을 선포한 거대야당을 상대로 새 정부의 존재감을 드러내야 하는 힘겨운 과제도 기다리고 있다.
구체적으로 극단적인 여소야대(與小野大) 국면을 효과적으로 돌파할 치밀한 원내전략을 수립해야 하고 윤석열 정부의 원활한 국정수행을 뒷받침할 수 있는 각종 쟁점법안과 내년도 예산안 처리도 발등의 불이다.
여기에 이번 원내대표 경선과정에서 불거진 대통령 주도 당무운영에 대한 내부반발을 보듬어야 하는 숙제도 있다. 애초 주 의원 추대분위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던 경선에서 호남 출신 재선 이용호 의원이 42명이 지지를 확보하면서 이른바 '윤핵관' 중심의 당무 운영에 경고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권교체 후 치러진 지난 4월 원내대표 경선결과와 비교하면 스무명이 새 정부의 국정운영에 반기를 든 셈"이라며 "가뜩이나 세가 적은 여당이 내부단속까지 필요한 상황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내부 경쟁에 따른 출혈을 최소화하면서 차기 지도부를 구성해야 하는 짐도 주 원내대표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