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렌탈? 실상은 '유료 할부'...고액 렌탈 계약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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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2.27. 오전 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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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웅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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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자동판매기 유통업체가 대여료를 대신 내주겠다며 계약을 맺게 한 뒤 잠적하면서 자영업자들이 고스란히 비용을 떠안게 됐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공짜나 다름없다고 현혹해도 결국은 할부 계약이다 보니 계약을 맺은 자영업자들은 물론, 중간에 낀 렌탈사까지 피해를 보게 됐습니다.

윤웅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 조용한 주택가에 자리 잡은 무인점포입니다.

가게 주인 강 모 씨는 '무료 렌탈'이란 유통업체 말에 지난해 자판기 3대를 설치했습니다.

대여료를 통장에 넣어줄 테니 상품 판매 수익의 일부를 달란 조건이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이 가게의 자판기 매출은 월 150만 원 안팎.

대여료에 공짜로 주기로 한 재룟값까지 빼면 유통 업체는 사실상 매달 적자를 본 겁니다.

[강모씨 / 무인 매장 사장 : 지금 생각해 보면 기계를 이만큼 무료로 대여해 주고 그만큼 매출이 발생하지 않을 것을 알면서 (설치한 게 이상하다.)]

자판기를 설치한 다른 매장들 역시 매출은 신통치 않았습니다.

[연모씨 / 전 카페 사장 : 수익이 정말 만 원도 나오지 않고, 오히려 그 냉동고로 전기세가 더 많이 나왔던 상황이었는데….]

그렇다면 이 유통업체는 대체 어떻게 사업이 가능했을까.

유통업체는 시중가보다 비싼 가격에 자판기를 렌탈사에 판매했습니다.

동시에 렌탈사와 자영업자가 할부 계약을 맺도록 했습니다.

렌탈사에 자판기를 비싼 값에 일시불로 팔아 거둔 수익으로 자영업자들에게 일정 기간 대여료를 내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유통업체가 하루아침에 잠적하면서 대여료를 대신 내준다고 해서 안심했다가 할부 폭탄을 떠안은 자영업자는 물론,

이자를 벌기 위해 계약을 맺은 렌탈사들도 할부금 연체가 급증하면서 막심한 손해를 보게 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대납 등 자금 지원을 미끼로 한 할부 계약은 약속이 이행되지 않으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이승우 / 형사법 전문 변호사 : 직접 내가 렌탈 비용을 부담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다 보니까 그 가격이 비싼지, 비싸지 않은지 이런 것들을 객관적으로 따지기 어려운 구조가 되거든요.]

렌탈사들은 해당 업체와의 거래를 중단하고 진상 조사와 법적 조치 준비에 나섰습니다.

YTN 윤웅성입니다.

촬영기자;이근혁

그래픽;홍명화 박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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