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도 관두고 정신치료"…'2번남' 낙인찍은 악플러들 고소

입력
수정2022.05.06. 오후 3:53
기사원문
김도균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사진=MBC 'PD 수첩' 방송 화면 갈무리

MBC 시사 교양 프로그램 'PD수첩' 인터뷰에 응했던 한 20대 남성이 방송 출연 후 자신에게 악성 댓글을 단 누리꾼들을 고소했다.

6일 경찰 등에 따르면 한모씨는 최근 서울 서부경찰서에 온리인커뮤니티 등에 달린 약 300건의 댓글에 대해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명예훼손), 모욕 등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서부경찰서는 게시글 내용을 확인한 뒤 작성자를 특정해 혐의 여부에 대해 수사할 예정이다. 다만 작성자가 몇 명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고소장에는 방송이 나간 3월 15일 직후부터 지난달 초까지 여성시대, 클리앙, 디시인사이드, 트위터 등 온라인 커뮤니티·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라온 게시글과 댓글이 포함됐다. 해당 글에는 한씨에 대한 욕설, 외모 비하, 성적 비하 발언 등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씨는 지난 3월15일 방송된 MBC PD수첩 '젠더 갈등과 여성가족부' 특집에서 인터뷰 대상자로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한씨는 여성가족부 관련 질문에 "혈세 낭비가 심하고 말도 안 되는 정책을 내민다"고 답했다. 이에 PD수첩 제작진은 "말도 안 되는 정책이 어떤 게 있나"라고 되물었고 한씨는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어 제작진은 거듭 "자세히는 모르는가"라고 묻자 A씨는 "네"라고 답했다.

한씨는 당시 인터뷰 상황에 대해 "2월말쯤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진 후 다음 약속 장소로 이동중이었는데 프랑스 언론과 MBC 측에서 인터뷰 요청을 해와서 짧게 하기로 하고 응했다"며 "두 언론 합쳐서 7~8분 정도 소요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얼마 안 남았던 대선에서 누구를 지지하는지, 어떤 정책을 지지하는지, 여성가족부 폐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왔다"며 "인터뷰 후반부엔 약속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데다 같은 질문을 반복하기에 대충 마무리짓고 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방송이 나간 후 한씨는 온라인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여성가족부 폐지와 관련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한 '2번남'으로 지목돼 도 넘는 악플과 신상털기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씨 측에 따르면 익명의 누리꾼 A씨는 3월 16일 디시인사이드 남자 연예인 갤러리에 한씨의 사진과 함께 "동물원의 침팬지도 니한테는 안XX줄거다 XX아"라는 내용이 담긴 게시글을 올렸다. 트위터 이용자 B씨는 같은 날 한씨의 사진이 담긴 게시글을 리트윗하며 "이XX 쌍수도 한거같은데 와X(얼굴을 뜻하는 비속어) 왜케(왜 이렇게) X음?"이라고 했다.

3월 16일 디시인사이드 남자 연예인 갤러리 한 게시글 갈무리./사진=한모씨(22)측 제공

한씨는 이날 머니투데이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연인과도 헤어졌으며 우울증, 불면증, 대인기피증, 공황장애 등으로 정신과 상담을 받고 치료 중"이라며 "악성 댓글 작성자들이 제 SNS 등을 통해 주변인들의 신상까지 알아내 그들에게 욕설과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제 합성사진을 보내는 등 인간관계를 단절시켰다"고 밝혔다.

한씨측 법률대리인 김무훈 변호사(법률사무소 은오)는 "피해자의 처벌 의사가 강하다"면서도 "피고소인의 반성 정도에 따라 선처 또는 합의를 진행할지 여부는 고소인과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