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60% 감축' 투자 한파에 K-바이오 극한긴축…"올해가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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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12.02. 오전 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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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자금수혈 뚝 끊기자 업계 잇따라 대규모 구조조정…"일단 버텨야"
VC "금리인상 중단, 바이오산업 기대 맞물려야 회복…내년엔 풀릴 듯"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 = 국내 바이오 투자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바이오벤처사들이 잇달아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섰다.

올해 벤처캐피탈(VC) 등 외부 신규 투자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신약개발 임상 비용은 갈 수록 늘자 생존을 위해 최후의 카드까지 꺼내든 것이다.

무엇보다 미국발 금리인상 여파가 주식시장을 위축시켰고, 이 상황에서 투자 대비 성과를 얻기까지 긴 호흡이 필요한 바이오 산업의 특성도 악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벤처 A사는 최근 전체 임직원의 60%에 해당하는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최근 자체 추가 사업에 대한 투자 비용이 컸고 반면 외부로부터 자금 수혈은 실패했기 때문이다.

다른 바이오벤처 B사는 인력 40% 구조조정을 마무리했다. 어렵게 좋은 인재를 유치했지만, 남은 임직원들도 사직서를 내는 동료들을 보며 동요하는 경우가 적잖을 것이란 전언이다.

한 국내 바이오벤처 대표는 "올해부터 신규 투자를 받아야 하는 상황인데, 백방으로 뛰어도 큰 반응이 없어 올해는 일단 버티자는 심정"이라고 밝혔다.

실제 금리가 꾸준히 오르기 시작한 올초부터 현재까지 국내 증권시장은 기력을 펴지 못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 '제약' 지수는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3일 1만1202.41에서 12월 1일 7341.51로 무려 3860.9포인트(34.4%) 내렸다.

다만 국내 VC업계는 2023년이 분위기 반전을 위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금씩 미국발 금리인상폭이 줄고 있고, 2023년 기술수출을 목표로 임상개발을 진행 중인 기업들도 늘고 있어 상황이 개선될 요소가 갖춰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한 VC 대표는 "올해는 주가 상승세가 보이지 않다보니 투자를 해도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과 우리나라 금리인상이 어느 지점까지 진행될지는 모르겠지만 끝이 어딘지 예측될 때부터 투자시장이 좋아질 것"이라며 "우선은 그 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본다"고 덧붙였다.

다른 VC 대표도 "금리인상뿐 아니라 올해 몇몇 바이오기업의 성과가 좋지 않은 경우가 있었고 이에 따른 불신, 그리고 거래소의 상장심사가 예년보다 까다로웠던 점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줬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인력 구조조정 혹은 비용절감을 위해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을 축소하는 경우도 있다"며 "그럼에도 금리가 더 이상 오르지 않아 불확실성이 해소되거나 기술수출을 준비하는 기업들의 실적이 어느 정도 나오는 내년 하반기쯤 시장 분위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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