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매파적 동결’에 美 국채금리 치솟아...2007년 이후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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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9.22. 오전 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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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슬기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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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하는 이른바 '매파적 동결'에 나서면서 통화정책 결정 다음날인 21일(현지시간) 국채 금리가 치솟았다. 벤치마크인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이날 오후 3시 현재 10년물 금리는 4.48%로 전장 대비 13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 역시 5.14%선에서 움직였다. 장중 한때 2년물 금리는 5.2%를 웃돌기도 했다. 30년물 금리 역시 4.55%선으로 올라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이러한 국채 금리 상승세는 전날 Fed가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하면서도 추가 인상을 예고한 여파로 분석된다. 최근 유가발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차 고개를 든 상황에서 장기간 고금리가 이어질 것을 시사한 점도표 역시 상승압력으로 작용했다. Fed는 새 점도표에서 2024년 말 금리 중앙값은 기존 4.6%에서 5.1%로, 2025년 말 금리 중앙값은 3.4%에서 3.9%로 상향조정한 상태다. 내년 중 금리 인하가 시작되더라도 5%대 수준이 지속될 것임을 예고한 셈이다.

여기에 이날 공개된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 역시 국채 금리 상승세의 촉매제가 됐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9월 10일∼16일) 청구건수는 전주 대비 2만건 줄어든 20만1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8개월래 최저 수준이자 월가 전문가 전망치인 22만5000건도 밑돈다. 작년부터 이어진 Fed의 긴축에도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고함을 시사한다. BMO 캐피탈 마켓의 이안 린젠 금리전략가는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11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소폭 높이고, 2024년 오랜기간 금리를 인하하지 않겠다는 Fed의 메시지를 확실하게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표적 매파(통화긴축 선호) 인사로 꼽혀온 제임스 불라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속화하는 리스크를 막기 위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퍼듀대학교 경영대학원 학장으로 자리를 옮긴 불라드 전 총재는 Fed에 몸담았을 당시 강경 매파로 분류됐던 인물이다. 그는 전날 Fed가 고금리 장기화를 예고한 것에 대해서도 "이치에 맞다"고 동의를 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높은 수준의 금리가 사실상 영구화될 수 있다는 분석을 전했다. 이 매체는 최근 몇개월간 장기 국채금리가 급등하고 증시가 부진한 이유를 중립금리 상승에서 찾으며 "현재 금리가 수요나 인플레이션을 둔화하지 않는다면 중립금리는 더 높아야 하고 통화정책은 긴축적이지 않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11월 동결 전망이 우세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11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68%이상 반영 중이다.

이날 뉴욕증시는 국채금리 상승 여파로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1.82% 떨어졌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S&P500지수는 각각 1.08%, 1.64% 내렸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15% 이상 치솟았다. 스파르탄 캐피털 증권의 피터 카딜로 시장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하락장은 전날의 연장선상"이라며 "국채 금리가 2006년~2007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고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모두 공포에 기여하고 있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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