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페미, 편견이 취업 막는다고?”…떨어지는 여대 취업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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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대 평균 취업률 59%…수도권 평균 크게 못미쳐
“여대 중심 페미니즘에 대한 부정적 인식, 취업난에 영향”
기업 인사 담당자 “페미니즘 큰 관계 없어, 직무적합 우선”
전문가 “통계적 분석 없지만, 여성 목소리 귀 기울여야”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채상우·김빛나 기자] 대학가는 졸업과 함께 취업 시즌이 시작됐지만, 여자대학(여대) 출신 취업준비생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입학 성적과 무관하게 여대가 다른 일반 대학에 비해 취업에 약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여대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페미니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취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14일 헤럴드경제가 대학알리미를 통해 분석한 결과 서울 4년제 여대 6곳(덕성·동덕·서울·성신·숙명·이화, 가나다순)의 지난해 평균 취업률은 59.8%로 수도권 4년제 대학 평균 취업률(64.5%)를 밑돌았다. 대학별로 보면 ▷숙명 63.0% ▷이화 62.3% ▷동덕 60.6% ▷서울 60.6% ▷덕성 58.0% ▷성신 54.6% 순이었다.

반면 서울 주요 4년제 대학의 경우 ▷성균관대 76.0% ▷서강대 73.8% ▷한양대 73.5% ▷고려대 71.6% ▷서울대 71.1% ▷연세대 70.0%로 많게는 20%포인트 넘게 차이가 났다. 서울 중위권 4년제 대학인 ▷건국대 66.6% ▷국민대 66.0% ▷동국대 65.4% ▷숭실대 64.9% ▷홍익대 64.8% 등과 비교해도 여대 취업률은 낮았다.

이를 두고 여대 출신 취업준비생들은 최근 불거진 페미니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영향을 미쳤다고 토로한다. 여대를 중심으로 페미니즘이 활성화되고 있는 만큼, 여대 출신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에 위치한 한 여대를 졸업한 뒤 한 스타트업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20대 김모 씨는 “최근 여대에서 일어하는 페미니스트 운동으로 인해 기업에서 편견을 가지는 것이 영향을 준 것”이라며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여대에 대한 전반적 선호도가 낮아지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숙명여대를 졸업한 후 미디어 관련 업종에서 일을 하고 있는 박모(29) 씨도 “취업시장에 여전히 남녀 차별이 존재하는 것 같다”며 “사회에서 여전히 여성을 기피하고 이것이 취업률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에는 한 편의점에서 페미니스트를 채용에 배제하겠다고 공고를 올렸다가 편의점 본사에서 사과문을 올리는 일도 벌어졌다. 한 게임제작업체 입사 면접에서도 페미니즘 사상을 검증하는 질문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일반적인 기업에서는 페미니즘 여부가 입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한 IT업체 인사담당자는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페미니즘 여부를 확인하거나 이를 염두한 인사를 진행하지 않는다”며 “무엇보다 직무적합성과 능력을 우선으로 보고 동료들과 잘 동화될 수 있는 성품을 지녔는지 등을 따지는 게 보통이다”라고 설명했다.

토목 시공 관련 업체 인사담당자는 “이력서나 자기소개서에 본인이 드러내지 않는 한 회사에서 페미니스트인지 알 방법도 없다”며 “여대 출신이라고 무조건 그런 성향인 것도 아니고, 그런 성향이라고 하더라도 일만 잘 하고 주위 사람들과 문제 없이 지낸다면 아무 상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여성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대 특성상 취업이 잘 되는 공대보다는 인문·사회 계열이 많아 취업률이 다소 떨어지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라면서도 “다만 최근 취업 현장에서 나오는 여성의 목소리에 대해서도 정부와 기업이 경청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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