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사진집 “베테랑 배달” 특명의 이유…당신은 소중하니까?

입력
수정2023.06.03. 오후 5:31
기사원문
곽진산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우정사업본부 “택배받는 쪽은 각계각층 중요한 사람
더 안전한 배달 차원 공지”…3회까지 대면배달 지침
윤석열 대통령 취임 1주년 기념 사진집에 담긴 지난 3월 관저에서 반려견과 휴식을 취하는 윤 대통령의 모습.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 취임 1주년 기념 사진집이 발간된 가운데, 각 우체국에 ‘베테랑 집배원이 3회까지 대면 배송하라’는 우정사업본부의 지침이 내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우정사업본부가 각 우체국에 보낸 ‘VIP(대통령) 취임 1주년 기념 화보집 배송계획’ 공문을 보면, 전국 각 우체국은 이날부터 윤 대통령 취임 1주년 맞이 사진집 1000부를 배송한다. 지난달 27일 대통령실은 윤석열 정부의 첫 해 모습이 115장 담긴 사진집을 낸다고 밝혔다.

배송계획 공문에 나와있는 주요 업무처리 방침을 보면, △운송 중 파손되지 않도록 (차량) 상단에 적재할 것 △3회까지 대면 배송할 것(수취인 부재로 배달하지 못한 경우에는 3회까지 재배달 시도) △신규집배원이 아닌 경력이 많은 집배원이 배달할 것 등이다. 이 사진집 소포의 단가는 1개당 4000원이다.

우정사업본부가 전국 각 우체국에 보낸 ‘윤석열 대통령 취임 1주년 사진집 발송 관련’ 지침 내용. 전국민주우체국본부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우정사업본부는 자체 예규에 따라 대통령실에서 보내는 선물은 이런 방침에 따라 배송한다고 설명했다. 선물이 배송 과정에서 파손되거나 분실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역대 대통령실이 각계 주요 인사에게 보내는 명절 선물도 마찬가지다.

일선 집배원들 사이에선 식품 등 부패 우려가 있는 명절 선물과 사진집 배송을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과잉 아니냐며 달리 구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경기 고양시에서 근무하는 한 집배원은 “명절 선물은 술 등이 들어 있어서 파손 위험이 있을 수 있지만 사진집까지 동일한 잣대로 요구하는 것은 과잉”이라고 말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무거운 소포 아래에 있으면 (사진집이) 부서질 수 있어서 상단에 배치하라는 요구를 했던 것”이라며 “(다른 요구 사항도) 대통령실로부터 택배를 받는 쪽은 각계각층의 중요한 사람들이기에 더 안전한 배달을 요구하는 차원에서 알렸다”고 했다.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