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 방송은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 남서쪽 참호에서 와그너 용병들과 전투를 벌여온 우크라이나 군인들의 경험담을 공개했다.
그는 AK-47 소총을 계속해서 쏜 탓에 총열이 너무 뜨거워져 총을 계속 바꿔야 했다면서 “우리 편은 20명인데 적(러시아군)은 200명은 되는 것 같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또 이들 첫 부대가 모두 총에 맞아 쓰러지거나 탄약을 소진해 더는 공격할 수 없으면 그제서야 전투 경험이 있는 부대를 측면에서 투입했다.
그는 당시 전투를 좀비 영화의 한 장면에 빗대며 “그들은 자기편 시체를 밟으면서 올라왔다. 그들은 공격을 시작하기 전에 마약을 복용한 것으로밖에 생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첫 공격을 막아냈지만, 용병들이 계속 나타나서 진지를 에워쌌다며 여러 방향에서 예상치 못한 공격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와그너 용병들은 일단 육탄 돌격으로 적의 위치를 파악, 이후 포병의 지원을 통해 진지를 확보하고 본격적인 공격에 나섰다. 이런 전투 방식은 우크라이나군 정보 보고서와 일치한다고 CNN은 설명했다.
안드리는 자신 역시 죽을 뻔했다고 밝혔다. 총알이 다 떨어질 때까지 싸웠고 남은 수류탄까지 모두 던져 더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으나 다행히 밤이 되면서 와그너 용병들이 후퇴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부대가 생포한 한 와그너 용병의 심문 음성을 들려주기도 했다.
원래 엔지니어였다는 이 용병은 돈을 벌려고 마약을 팔다가 잡혔는데, 변호사를 꿈꾸는 딸의 앞날에 자신의 범죄기록이 걸림돌이 되지 않게 하고자 와그너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용병은 ‘자신이 총알받이 운명이란 것을 언제 알았느냐’는 질문에 “12월 28일 첫 전투 임무에 투입됐을 때”라고 답했다. 또 ‘전쟁에서 죽을 것이 뻔한데 러시아에서 자유를 위한 투쟁은 겁이 나냐’는 질문에 대해선 “맞다. 푸틴이 두렵다”고 했다.
와그너그룹은 러시아 직장인 평균 월급의 갑절에 가까운 10만 루블(약 180만원)의 급여와 함께 우크라이나 전선에 6개월간 복무하고 살아남으면 사면해주는 조건으로 수감자들을 포섭하고 있다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