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뺨치는 수익성, 스텔란티스가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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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2.24. 오후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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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률 13%, 글로벌 5위 굳혀

세계 완성차 업계에서 ‘꼴찌들의 연합’이라는 조롱을 받았던 스텔란티스가 지난해 기록적인 실적을 올리며, 출범 2년 만에 글로벌 5위 완성차 업체 자리를 굳건히 했다. 스텔란티스는 특히 영업이익률 면에서도 글로벌 최고인 테슬라에 육박하는 수익성을 자랑했다.

피아트크라이슬러와 푸조시트로엥의 합병으로 2021년 1월 출범한 스텔란티스는 지난해 매출 1907억달러, 영업이익 247억달러(약 32조원)를 기록했다고 22일(현지 시각)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18%, 영업이익은 29% 증가한 수치로, 미국 자동차 업계의 간판인 GM과 포드의 실적을 크게 넘어섰다.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의 비율)은 13%로 테슬라가 기록한 16.8%에 근접했다.

스텔란티스는 14개 보유 브랜드 대부분이 지프·닷지·램·푸조·알파로메오 같은 군소 브랜드다. 하지만 이 같은 한계를 딛고 실적 반란에 성공한 것이다. 스텔란티스코리아 관계자는 “카를로스 타바레스 CEO가 순이익의 12%인 20억유로(약 2조7500억원)를 전 세계 임직원에게 성과급으로 돌려주겠다고 밝혀 직원들이 한껏 고무돼 있다”고 말했다.


플랫폼 통합… 화장실까지 줄여 비용 절감

스텔란티스는 이번 호실적의 비결에 대해 “적절한 가격 정책과 판매 차량 구성, 환율 효과에 힘입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타바레스 CEO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최근 높은 금리 때문에 고객 주문이 둔화됐지만, 손익분기점이 매우 낮아 수요 변동성에 크게 취약하지 않다”면서 올해도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과 견조한 현금 흐름을 창출할 것을 자신했다. 스텔란티스는 지난해 전 세계에 600만대의 차량을 판매했는데, 올해 이보다 판매가 크게 감소하더라도 끄떡없다는 것이다.

스텔란티스는 합병 당시 “관리할 브랜드가 너무 많다” “시너지가 나기 힘들다”는 우려 섞인 시선을 받았다. 하지만 합병 직후 대대적인 비용절감과 플랫폼(차체의 기본 구조물) 공유로 2021년 한 해 동안 34억달러를 절감했다. 마이너 브랜드들은 지프·피아트·푸조 같은 브랜드가 쓰던 플랫폼을 활용해 신차를 빠르게 개발했고, 부품 구매 비용도 대폭 절감했다. 스텔란티스는 합병 초기 구조 조정을 우려한 직원들의 반발을 불식시키기 위해 해고를 최대한 자제했다. 대신 공장의 화장실 변기 개수와 청소 횟수를 줄이고, 물 온도까지 낮추는 식으로 각종 비용을 줄였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CEO가 전기 픽업트럭 '램1500 레볼루션'을 공개하고 있다.

구조 조정은 최근에야 소폭 진행하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작년 12월, 미국 일리노이주 지프 공장을 폐쇄하고 1300여 명의 직원을 해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스텔란티스코리아 관계자는 “회사가 해고된 직원들을 다른 곳에 배치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고, 전기차 공장을 새로 구축하면 다시 고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 내부 직원들의 반발이 크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브랜드 존재감 떨어지지만 특화 차종으로 승부

스텔란티스의 브랜드는 약체로 여겨지지만, 각 브랜드의 주요 차종들은 시장에서 존재감을 나타내며 판매를 견인하고 있다. 스텔란티스의 대표적인 ‘킬러 차종’은 미국에서 꾸준히 자동차 판매량 톱3 안에 들고 있는 ‘램 픽업트럭’, 대형 SUV로 미국 판매 10위권에 드는 ‘지프 그랜드 체로키’, 지난해 유럽에서 전기차 판매 4위를 기록한 ‘피아트 500E’ 같은 모델이다. 스텔란티스는 피아트500E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가 41% 증가한 28만8000대를 기록했다. 가장 선두인 테슬라(130만대)나 7위인 현대차그룹(37만대)에도 못 미치는 수치지만 성장세는 뚜렷하다.

스텔란티스는 올해 지프 첫 전기차 ‘어벤저’를 출시하면서 전기차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지난 1월 CES에선 인기 픽업트럭인 램1500의 전기 모델을 공개하기도 했다. 스텔란티스는 내년 말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지금(23개)의 2배 수준인 47개로 늘리고, 2030년까지 500만대 이상의 전기차를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새로 개발한 4개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공유함으로써 다양한 브랜드의 신차를 대거 출시한다는 것이다. 타바레스 CEO는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해 2030년까지 약 3300억달러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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