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점포 약진 올해도 이어질듯
양극화에 ‘선택과 집중’ 불가피
또한 롯데, 신세계, 현대, 갤러리아, AK 등 주요 5대 백화점의 전국 68개 점포 중 상위 10개점은 견조한 실적을 유지한 반면, 그 이하는 48개점이 역신장할 정도로 양극화가 뚜렷해지는 추세다.
5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지난해 매출 2조1081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4.9% 성장했다. 2016년 매출 1조원을 달성한 뒤 2023년부터 2년 연속 2조원을 돌파하면서 롯데 본점을 앞질렀다.
신세계는 전국 1·3위 점포를 동시에 갖게 됐다. 1위 점포인 신세계 강남점은 지난해 매출 3조3269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3조1025억원으로 국내 첫 ‘3조 클럽’에 진입한 데 이어 7.3% 고성장했다.
신세계는 센텀시티점을 비롯한 지방점포 강화에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센텀시티점에는 지난해 젊은층을 겨냥한 패션 전문관 ‘하이퍼그라운드’, ‘뉴컨템포러리 전문관’을 조성해 VIP와 외국인 매출을 끌어올렸다. 올해는 강남점에만 있던 VIP 라운지 ‘어퍼하우스(전년도 1억2000만원 이상 구매 고객 대상)’를 신설할 계획이다.
서울 명동 신세계 본점도 올해 대대적인 리뉴얼을 앞두고 있다. 옛 SC제일은행 건물을 럭셔리부티크 전문관 ‘더 헤리티지’로 열고, 기존 본관·신관도 ‘더 리저브’·‘더 에스테이트’로 명칭을 정했다.
백화점 업계 점유율 1위인 롯데는 잠실점(매출 3조551억원)을 필두로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국내 백화점 중 유일하게 10%대 고성장한 잠실점은 올해 전면 재단장에 돌입할 예정이다. 본점 리뉴얼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고 인천점 등 주요 점포 경쟁력도 강화한다. 폐점한 마산점을 비롯해 비효율 점포에 대한 구조조정도 논의 중이다.
조단위 매출의 우량 점포를 중심으로 한 ‘선별 육성’ 추세는 앞으로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전국 68개 점포 중 매출이 늘어난 곳은 20개 뿐이고, 이중 절반이 최상위 10개 점포에 몰려있다. 지방 인구가 줄고 온라인 쇼핑이 보편화된 영향이다.
백화점 입장에서도 업황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고객이 몰리는 대형 점포 위주로 콘텐츠 투자를 집중할 수밖에 없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에서는 불가능한 명품 쇼핑이나 놀거리를 유치할 수 있는 점포가 점점 유리해질 수밖에 없다”며 “역성장하는 점포들은 원정 방문객이나 외국인을 끌어들이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