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卒 삼성 근무는 ‘퐁퐁남 풀코스’? 인터넷 달군 퐁퐁·설거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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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10.25. 오후 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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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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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퐁남’ ‘퐁퐁시티’ ‘설거지론’….

이런 단어들이 지난 주말(22~24일) 인터넷 세상을 뜨겁게 달궜다.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와 남성들 중심의 주요 일반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25일까지도 이들 신조어와 관련한 게시물과 댓글이 게시판을 가득 메우고 있다. 다양한 온라인 이슈마다 관심이 많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설거지론이 뭐예요? 여기저기 논쟁 중이네”라고 물었을 정도였다.

설거지하는 모습. /조선일보DB

◇“쾌락 실컷 즐기다 조건만 따져 사랑없는 결혼”

지난 주말사이 유행한 일련의 신조어들의 시작은 이른바 ‘설거지론’이었다. 설거지론은 확장된 형태의 여성혐오론이다. 열심히 노력해 좋은 직장을 얻은 남성들이, 젊은 시절 다수 남성과 쾌락을 즐기며 살아온 여성의 결혼 파트너가 되는 상황을 설거지에 비유한 것이다. 돈을 좇아 사랑하지않는 남성과 결혼하는 여성에 대한 깊은 분노가 담겼지만, 단순히 여성 혐오를 넘어서서 ‘전업 주부와 함께 사는 남성’을 직접 타깃으로 삼는다.

여기에 ‘아내 의지에 따른 섹스리스’ ‘전업주부가 경제권 보유’ 등의 ‘갑질’ 개념이 추가됐다. “‘결국엔 능력남이 인기녀와 결혼한다’는 기존의 고정 관념을 전혀 다른 시각에서 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퐁퐁남’은 설거지론에서 파생됐지만, 성적(性的) 비하의 의미는 덜하다. 외벌이이면서 전업 주부인 아내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설거지로 상징되는 집안 일까지 도맡는 남자를 가리킨다. 이런 남성들이 많이 사는 도시라는 의미로 ‘퐁퐁시티’라는 표현도 등장했다. 동탄신도시처럼 대기업 사업장이 있으면서 젊은 근로자가 많이 사는 신도시가 대표적 퐁퐁시티로 꼽혔다.

◇대기업 직장인들 ‘퐁퐁남’엔 “공감돼서 웃기네”

설거지론은 배경에 강한 여성혐오가 깔려있음에도 논쟁은 남성 중심 커뮤니티에서 훨씬 더 활발하게 벌어진다. 갈등은 크게 ‘미혼남 대(對) 기혼남’ 구도이면서, 20대와 40대 간 세대 갈등 구도, 좋은 직장을 구하지 못한 미혼 남성과 대기업 근무 기혼 남성 간 갈등 구도도 나타난다. 설거지론에 반발하는 남성들은 설거지론을 ‘연애도 결혼도 포기한 도태 남성들의 극언(極言)’이라고 규정한다. 하지만 퐁퐁론의 경우 기혼남들도 주말 집안일 하는 자신의 처지를 희화화해 올린 글도 많았다. 글 작성자의 소속 직장이 공개되는 블라인드에는 주말 사이에만 퐁퐁남 관련 글이 수십개 이상 쏟아졌다. MLB파크 등 커뮤니티사이트에는 관련 글이 수백건 올라왔다.

25일 삼성SDI 직원이 인터넷 직장인 커뮤니티앱 '블라인드'에 올린 퐁퐁남 판정표. /블라인드

삼성SDI의 한 직장인은 지난 24일 블라인드에 “동탄 퐁퐁시티 개웃기네 ㅋㅋㅋㅋ”라는 글을 올리면서 “공감돼서 웃기네”라고 적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동탄 인근에 사업장을 둔 기업 직원들의 다른 글과 댓글도 이어졌다. “선배들중에서 퐁퐁이들 많음” “공대 나와서 XX전자 다니면서 동탄에서 산다? 퐁퐁 풀코스” “동탄맘 극성의 이유들… 모든 퍼즐이 퐁퐁으로 맞춰졌다”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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