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 54%는 ‘역전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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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6.12. 오후 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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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윤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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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전세 계약을 맺은 서울 아파트의 54%는 2년 전보다 전셋값이 하락한 ‘역전세’ 거래였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12일 부동산R114가 2021년 상반기에 거래된 서울 아파트 전세 계약 6만5205건(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 기준) 가운데 올해 1월부터 6월 현재까지 동일 단지·주택형·층에서 1건 이상 거래가 발생한 3만7899건의 보증금을 비교해보니, 54%인 2만304건은 역전세 거래였다.

부동산 R114는 2021년 상반기 전세가격이 2023년 상반기 전세최고가격보다 클 경우를 역전세로 정의했다. 동일 단지·주택형·층의 전세최고가격으로 갱신 또는 신규계약을 해도, 집주인이 기존 세입자에게 떨어진 전셋값만큼의 보증금 차액을 반환해야 한다는 뜻이다.

서울 도심의 아파트 단지 모습. 문재원 기자


서울 자치구 중 올해 상반기 역전세 비중이 가장 큰 곳은 중구였다. 조사 대상의 63%가 2년 전보다 전셋값이 하락했다. 이어 동작구(62%), 서초구(61%), 은평구(60%), 강북구·관악구(각 59%), 강남·서대문·구로구(각 58%) 등의 순으로 역전세 비중이 높았다.

역전세 거래의 전세보증금 차액은 평균 1억152만원이었다. 전세계약 종료시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평균 1억152만원을 내줘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거래건수(2만304건)와 곱하면, 서울 지역 역전세로 인해 집주인들이 돌려준 보증금은 총 2조612억원에 달했다.

보증금 반환액은 전셋값이 높은 강남권이 높게 나타났다.

서초구 아파트의 보증금 반환액은 평균 1억6817만원, 강남구가 1억6762만원으로 나란히 1,2위를 기록했다. 다음은 1억4831만원을 기록한 송파구였다. 강남권을 제외하면 용산구(1억1780만원), 성동구(1억1761만원), 동작구(1억1687만원) 반환액이 높게 나타났다.

다만 이 조사는 전월세 상한제 시행에 따라 재계약 시 ‘5% 인상 제한’이 걸리는 갱신계약을 포함한 것으로, 신규 계약만 보면 전셋값이 수억원가량 떨어진 곳도 적지 않다.

이같은 역전세난은 앞으로 더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셋값이 정점에 달했던 2021년말부터 2022년초 계약건의 만기가 올해 하반기부터 돌아오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2021년 하반기 계약된 서울 아파트 7만2295건 중 올해 상반기에 같은 단지·면적·층에서 거래된 2만8364건을 분석했다.

그 결과 2021년 하반기 계약건의 58%(1만6525건)는 현재의 전셋값 수준이 유지된다 해도 역전세 위험이 있는 것으로 예측됐다. 집주인들이 돌려줘야 하는 보증금도 평균 1억3153만원으로 상반기보다 3000만원 가량 많아진다.

만약 올해 하반기 전셋값(전세최고가격)이 5% 하락한다면 역전세 위험 가구는 68%(1만9266건)로 증가한다.

최근 시중금리 인하로 전세자금대출 수요가 늘면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상승 전환한 상태다. 올해 하반기 전셋값이 5% 오른다면, 예상 역전세 비중은 49%(1만3926건)로 떨어진다. 하지만 여전히 절반에 육박한다는 점에서 위험도는 여전히 높다.

정부는 하반기 역전세 우려에 대비해, 임대인이 전세금 반환 목적으로 대출을 할 경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일부 완화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집주인이 자금이 없어 보증금 차액을 반환하지 못하는 경우 은행 대출이 가능하도록 숨통을 틔워줘 임차인의 보증금을 상환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방안은 대출로 생긴 문제를 대출로 막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지난9일 한국금융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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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에서 건설·부동산 분야를 취재합니다. 숫자 뒤의 사람 이야기에 관심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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