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짜맞은 포천시 상징물, 예산 줄줄이 삭감'…시정운영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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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9.15. 오후 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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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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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기업 제품 닮아…상징성과 의미 알 수 없어
각종 사업 예산 14억 4000만원 삭감
포천시가 새롭게 제작한 시 상징물인 심벌마크 최종디자인. (사진=김현규의원 제공)
[포천=뉴시스] 김도희 기자 = 경기 포천시가 시 상징물 변경을 추진했으나 포천시의회에서 퇴짜를 맞은 데 이어 각종 사업 예산도 줄줄이 삭감되면서 시정 운영에 제동이 걸렸다.

14일 포천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시는 용역비 2000만원을 들여 새로운 포천시 도시브랜드를 제작했다.

시 승격 20주년을 기념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비전을 담아 새로운 도시 이미지를 재정립한다는 취지였다.

이에 시는 워드마크 글자 3종과 심벌마크 그림 4종 시안을 최종 후보작으로 선정, 2주간 대시민 선호도 설문조사도 벌였다.

그 결과 첫번째 워드마크와 포천의 영문자 이니셜 P를 형상화한 심벌마크 시안이 선정됐다.

시는 선정된 워드마크는 '선대의 지혜를 근간으로 새롭고 활기차게,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도시'를 표현했고, 심벌마크에는 '14개 읍면동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모습'을 담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가 새로운 상징물로 바꾸기 위해 추진한 '상징물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시의회에서 부결되며 퇴짜를 맞았다.

시의회는 심벌마크 경우 이미지가 특정 기업의 제품과 닮아있고, 워드마크는 앞서 설문조사에서 제시한 샘플 자체부터 차별성과 상징성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또 시의 얼굴이라는 도시 브랜드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합의와 소통이 부족했던 부분도 문제 삼았다.

포천시가 새롭게 제작한 시 상징물인 워드마크 최종디자인. (사진=김현규의원 제공)
더불어민주당 김현규 시의원은 "누가 봐도 특정 기업 제품을 닮은 심벌마크에,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는 워드마크, 영문과 한글로 나란히 '포천, 포천' 두 번 반복해 놓은 브랜드 하나 제작하는데 수천만 원의 예산을 쓰는 게 타당하냐"며 "내 돈이라면 결코 이렇게 쓰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집행부는 도시브랜드 개발 용역을 추진하면서 세부 지출항목을 명시할 필요가 없는 이른바 풀(POOL) 예산을 활용해 의회의 사전심의를 교묘하게 피해갔다"며 "디자인 용역 중간보고와 최종보고회에서 의원들이 합리적인 의견을 제시해도 심벌마크 색상이 파랑에서 초록으로 바뀐 것 외에는 아무것도 반영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상징물 개정을 위한 조례안이 부결되자 바뀐 도시브랜드를 넣어야 하는 '군사시설 가림간판 정비' 사업 예산 1억4000만원도 잇따라 전액 삭감됐다.

이 뿐만 아니라 시의회는 시가 시급하게 추진해야 할 사안에 대응하기 위한 이른바 '풀 예산 연구용역비' 1억원도 구체적인 증액 사유와 사업설명자료도 없이 의결을 요구했다며 전액 삭감했다.

이 밖에도 한탄강 체험형 관광시설인 짚라인 설치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비 1억원, 포천바이오가스플랜트 시설 매입 4억원, 영중면 양문리 공영주차장 조성사업 7억원 등 총 14억 4000만원이 삭감됐다.

포천시 관계자는 "알파벳 P를 둥글둥글하게 디자인을 한 것이고, 특정 업체 제품과 비슷하다고 느끼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는데 저희는 순수한 포천의 P를 가지고 만든 것이다"며 "향후 계획은 내부 검토를 해야하는 상황이다. 설문조사기간이랑 디자인이 나오는 시기를 따져보니 추경까지 가면 늦을 것 같아서 용역 이후에 시의회와 현황간담회를 한 것이지 고의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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