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3시 기준 가상화폐 대표 주자인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8.07% 급락한 1만9976달러(2696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보다 하락폭을 키우며 결국 2만달러 선이 무너졌다. 2만달러 선이 무너진 건 올해 1월 14일(1만9908달러)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이날 하락은 미국 가상화폐 거래 은행인 실버게이트가 전날 청산을 발표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버게이트 은행은 뉴욕에 본사가 있는 시그너처 은행과 함께 가상화폐 거래 주요 은행으로 꼽히는데, 주요 거래처였던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파산보호 신청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3월 2일 규제당국에 연례 사업보고서를 기한 내에 제출하지 못한다고 밝힌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려가 제기됐고, 코인베이스를 비롯해 크립토닷컴, 제미니 등 가상화폐 거래소와 스테이블코인 기업 등이 거래를 중단하며 불안이 확산했다.
여기에 이날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 뱅크의 모기업인 SVB파이낸셜그룹이 채권 매각 손실을 상쇄하기 위해 22억달러 이상의 주식 발행을 통해 자본 조달에 나선다고 밝히면서 낙폭을 키웠다. SVB파이낸셜은 이를 위해 실질적으로 팔 수 있는 모든 증권을 매각했고, 이런 탓에 18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JP모건체이스(-5.41%), 뱅크오브아메리카(-6.20%), 웰스파고(-6.18%), 씨티그룹(-4.07%) 등 초대형 은행들의 주가까지 급락했다.
다만, 2022 11월 FTX 붕괴 때처럼 비트코인이 급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외환 상품 거래 기업 시티인덱스의 수석 금융 시장 분석가 피오나 신코타는 “비트코인은 확실히 작년 말보다 더 견고한 상태”라며 “현재의 내림세가 새로운 추가 하락의 시작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