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대참사’ 한일전에 ‘욱일기’ 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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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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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관중석에서 욱일기 응원 포착
WBC “즉각 항의했다”
월드컵, 올림픽과 달리 명확한 규정은 없어
10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세계야구클래식(WBC) B조 1라운드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일본 관중이 욱일기를 들고 응원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연합뉴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일전에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가 등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WBC B조 본선 1라운드 2차전에서 한국과 일본이 맞붙었는데, 일본 관중석에서는 욱일기가 등장했다. 도쿄돔 외야 2층 좌석에서 한 일본 남성이 욱일기를 들어 보이며 응원하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다. 이 남성은 욱일기 모양의 모자까지 쓰고 있었다.

이날 경기 시구자로는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나섰다. 기시다 총리가 시구를 하는 순간 이 남성은 욱일기를 활짝 펼쳐보였다.

일본 응원단은 국제대회에서 종종 욱일기를 꺼내 들어 논란을 자초했었다. 지난 2016년 WBC 홈페이지에는 욱일기 응원 사진에 게재돼 논란이 됐다. 2019년 야구 국가대항전인 프리미어12 한일전에서도 욱일기가 등장해 비판이 제기됐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축구연맹(FIFA)은 정치적 의도가 담긴 문구 사용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어 욱일기 사용도 제재를 받는다. 하지만 메이저리그(MLB) 사무국 주도로 열리는 WBC에는 관련 규정이 명확하게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부 일본 매체는 “WBC에서 욱일기 응원은 문제가 없다”는 식의 보도를 하기도 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욱일기를 발견한 뒤 즉시 대회 조직위원회에 항의했다고 밝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대회 개막 전에도 WBC 조직위원회(WBCI)와 일본 라운드 조직위원회에 욱일기 응원 제지를 두 차례 요청했었다고 한다. KBO 관계자는 “WBCI 측에서 ‘욱일기 논란에 대해 알고 있으며 응원 도구 및 응원 깃발 규정을 적용해 반입을 제한할 수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며 “일본 라운드 조직위원회 역시 반입을 최대한 자제시키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일본 욱일기와 나치 독일의 상징으로 쓰인 하켄크로이츠. 서경덕 교수 SNS 캡처

‘독도 지킴이’로 유명한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지난 8일 WBC 개막을 앞두고 일본 응원단의 욱일기 응원을 막기 위한 캠페인을 펼치자는 제안도 공개적으로 했다. 서 교수는 “욱일기 사용을 세계적인 논란거리로 만들어, 독일의 하켄크로이츠와 같은 의미인 ‘전범기’임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로 삼을 계획”이라며 “축구 월드컵에 이어, 이젠 야구 월드컵에서도 욱일기 응원을 퇴출시켜야만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켄크로이츠는 나치 독일이 상징으로 쓴 갈고리 십자형의 휘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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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정치부 김판 기자입니다. 정치권 이슈를 폭 넓게 취재합니다. e메일로 제보 주시면 연락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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