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구 흑석동 새 아파트 이름이 서반포 써밋 더힐? [박순원의 헌집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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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4.17. 오후 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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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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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작구 흑석11구역 재개발 '서반포 써밋 더힐' 조감도. 이 아파트는 동작구 흑석동에 위치하지만, 서초구 '반포'를 연상시키기 위해 '서반포'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대우건설 제공>
서울 동작구 흑석11구역 재개발 조합이 아파트 단지명을 '서반포 써밋 더힐'로 정했다. 흑석11구역은 동작구 '흑석뉴타운'에 위치한 단지지만 다른 자치구인 서초구 '반포'를 아파트 이름에 포함시킨 것이다.

인근 타 흑석뉴타운 단지의 아파트 명이 '흑석 아크로리버하임'이나 '흑석 리버파크자이' 등으로 정해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아파트 가격 상승을 유도하기 위해 단지 인근 부촌인 반포를 아파트 이름에 넣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서반포라는 지명은 서울에 없다.

특히 서반포 써밋 더힐에서 '더힐'은 국내 최고가 아파트인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에서 따온 이름이다.

한남더힐은 옛 단국대학교 서울 캠퍼스 13만㎡ 규모 부지에 지하 2층~지상 최고 12층, 32개 동, 600가구로 조성된 초고급 주거단지다. 최근에는 BTS와 빅뱅 G드래곤 등 유명 연예인 등 고소득자가 거주하는 곳으로 알려져 명성을 얻고 있다. 한남더힐 전용 235㎡는 지난 2월 말 95억5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에는 'GTX운정역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라는 아파트가 있다. 아파트 분양 당시 시공사는 'GTX운정역'과 가까워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 운정역 교통 호재를 누릴 수 있다고 홍보했다. GTX운정역이 개통되면 서울 강남구 삼성역까지 20분 생활권이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GTX운정역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에서 GTX운정역까지의 거리는 도보 거리로 약 4km 떨어져 있다. 버스를 한 번 갈아타야 하고, 도보로 지하철역 까지 이동 시 1시간 가량이 소요된다. 또 이 아파트는 2년 전인 2022년 7월 입주를 시작했지만, GTX운정역은 공사 지연 등으로 아직 개통하지 않았다.

서울 은평구 수색역 일대에 지난해 준공된 아파트 3개 단지명에는 모두 '수색'이 아닌 'DMC(디지털미디어시티)'가 붙었다. 'DMC파인시티자이'와 'DMC아트포레자이', 'DMC SK뷰아이파크포레'이 대표 사례다. 이들 단지는 수색역과 600m 거리에 위치한 역세권 아파트지만, 단지명에는 수색역이 아닌 아파트에서 1km 이상 떨어져 있는 DMC를 포함시켰다.

이처럼 아파트 조합·시공사가 아파트 단지명에 부촌 이름을 포함시키는 이유는 '고급 아파트' 느낌을 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인근 지하철역을 단지명에 넣어 비역세권 아파트를 역세권 인 것처럼 홍보하기 위한 의도도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 상승기 당시 아파트 단지명에 부촌 이름을 넣으면 아파트 가격이 상승한다는 말이 돌았었다"며 "하지만 아파트 이름을 바꾼다고 해서 집값 상승이 이어지는 것은 아니고, 이는 실체가 있기 보다는 일종의 미신 같은 것에 가깝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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