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클래식 음악 콩쿠르인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성악가 바리톤 김태한(23)이 우승했다. 이 콩쿠르에서 1988년 성악 부문이 신설된 후 아시아 출신의 남성 성악가가 우승한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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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톤 김태한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결선 무대 모습. 브뤼셀=연합뉴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영상 갈무리 |
2위는 콘트랄토 자스민 화이트(미국·30), 3위는 소프라노 율리아 무치첸코그린할(러시아-독일·29), 4위는 메조 소프라노 플로리안 하슬러(프랑스·29), 5위는 베이스 정인호(32), 6위는 메조 소프라노 즬리에트 메이(프랑스·23)였다.
결선 진출자는 3∼6곡을 부르고, 두 가지 이상 언어 및 오페라 아리아 1곡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김태한은 결선 무대에서 알랭 알티놀뤼가 지휘하는 라 모네 교향악단과 협연해 베르디의 오페라 ‘돈 카를로’ 중 ‘오 카를로 내 말을 들어보게’, 코른콜트 ‘죽음의 도시’ 중 ‘나의 갈망, 나의 망상이여’ 등 네 곡을 불렀다. 특히 그는 이탈리아어로 부르는 것이 일반적인 베르디의 곡을 ‘불어 버전’으로 완벽하게 소화해 주목을 받았다. 벨기에가 불어권이라는 점에서, 관객들에게 전달력을 극대화한 탁월한 전략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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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톤 김태한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결선에서 노래하는 모습. 뉴스1, 퀸 엘리자베스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
벨기에 왕실이 주관하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벨기에 출신 바이올린 거장 외젠 이자이(1858∼1931)를 기리기 위해 1937년 그의 이름을 딴 ‘이자이 콩쿠르’로 출발했다. 바이올린과 피아노 부문을 대상으로 진행되다 세계 2차 대전으로 중단된 후 1951년 벨기에 왕비 엘리자베스 본 비텔스바흐의 후원 아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로 이름이 바뀌어 재개됐다. 바이올린(1951년), 피아노(1952년), 작곡(1953년) 부문이 번갈아 가며 열리다 1988년 성악, 2017년 첼로가 추가됐다. 2012년 이후로 작곡 부문은 개최되지 않고, 바이올린·피아노·성악·첼로 부문이 번갈아 가며 매년 5월 브뤼셀에서 개최되고 있다.
성악 부문 역대 한국인 우승자로는 2011년 소프라노 홍혜란, 2014년 소프라노 황수미가 있다. 2012년까지 열린 작곡 부문에서는 2008년 조은화, 2009년 전민제가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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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톤 김태한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축하를 받고 있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소프라노 조수미(뒷줄 오른쪽)가 대견한 표정으로 축하 박수를 보내고 있다. 브뤼셀=연합뉴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영상 갈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