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200발 포격에 남한 400발 대응…우발적 충돌 가능성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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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1.05. 오후 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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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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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서해 북한 해안포가 해상사격을 하자 대응 사격 차원에서 이날 오후 연평도 해병부대인 연평부대의 케이(K)-9 자주포가 사격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북한군이 5일 서해 연평도, 백령도 근처 바다에서 해안포 사격을 했다. 이에 연평도 등의 해병대도 케이(K)-9 자주포 등을 바다로 쏴 맞대응했다. 남북 간 소통 채널이 끊긴 상태에서 군사 긴장이 고조되며 우발적 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에서 “북한군은 오늘 오전 9시경부터 11시경까지 백령도 북방 장산곶 일대와 연평도 북방 등산곶 일대에서 200발 이상의 사격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이로 인한 우리 국민과 군의 피해는 없으며, 탄착지점은 북방한계선(NLL) 북방 일대”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백령도, 연평도, 대청도 주민들에게 내려진 대피령은 3시간30분 만인 오후 3시46분께 해제됐다.

이 실장은 “작년 11월23일 북한이 일방적으로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를 주장한 이후 서해 완충구역 내 포병사격을 재개한 것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도발행위”라고 덧붙였다.

북한군이 쏜 해안포 포탄은 서해 북방한계선을 넘어오지 않았다. 그러나 연평도, 백령도 근처 바다는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포 사격과 해상기동훈련이 금지된 해상 완충구역이다. 북한군 포 사격 자체가 9·19 군사합의 위반인 셈이다.

군은 해상 사격훈련으로 맞대응했다. 오후 3시께부터 백령도 해병 6여단과 연평도 해병부대인 연평부대는 K-9 자주포와 전차포 등으로 사격훈련을 했다. 해병대는 북한이 쏜 포탄 200여발의 배가 넘는 400여발의 포탄을 발사했다. 국방부는 “북한 도발에 상응하는 엔엘엘 남방 해상 지역에 가상 표적을 설정해 사격훈련을 실시했다.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없었다”고 밝혔다. 해병대가 서해 5도에서 포 사격 훈련을 실시한 것은 9·19 남북군사합의 이후 처음이다.

이날 남북의 서해 포 사격은 지난해 11월 북한의 군사위성 발사 이후 남북이 ‘강 대 강’으로 치닫는 흐름에서 나왔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4일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을 해산했다. 북한은 9·19 군사합의에 따라 파괴·철수했던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복원에 나서 최근 콘크리트 초소를 지었고,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에 지뢰를 매설했다. 지난달 30일에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했다.

전직 외교안보 당국자는 “남북 간 우발적 충돌 위험이 심상치 않은 상황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졌다. 양쪽이 상시적인 의사소통 창구부터 재가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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