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볼 자신 없어"…男담임 얼굴 합성·'손가락욕', 신고했더니 되레 "아동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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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1.24. 오전 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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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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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보도화면 캡처

[서울경제]

남성 담임 교사의 얼굴을 여성의 노출 사진에 합성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고 수업 중 손가락 욕을 하는 등 지속적으로 교사를 괴롭혀온 학생들이 오히려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23일 JTBC는 경남 김해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6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남교사 A씨의 사연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말 A씨는 반 학생들 중 일부가 자신의 얼굴을 한 여성의 사진에 합성했다는 걸 알게 됐다.

A씨는 "저희 반 학생들이 제 사진을 촬영해서 인스타에 올리고, 무슨 페이지에 올렸다. 충격이 너무 컸다"고 했다. 또 "제 사진을 비키니 입은 여자 사진에다 합성해서 (다른) 학생들이 제보를 했다고 하더라. 성적 수치심도 많이 느꼈다. 그래서 제 사진을 이렇게 만든 학생들 얼굴을 볼 자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A씨는 학교에 교권보호위원회를 신청했다. 하지만 이후 A씨는 학생들의 사과를 받고 이를 취하했다.

그런데 이후 일부 학생이 자신의 수업 도중 지속적으로 이른바 '손가락 욕'을 해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A씨는 “넘어가자는 마음도 있었는데 (추가 사실을 알게 되니) 저를 완전히 무시한 것이라고 느꼈다”며 "인간으로서의 굉장히 존엄성을 침해받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A씨는 결국 이달 초 교보위를 다시 신청했다.

사진=JTBC 보도화면 캡처


그런데 며칠 뒤 경찰로부터 아동학대 신고가 들어왔다는 연락을 받았다. A씨가 여름에 에어컨을 제대로 틀어주지 않고 힘든 체력단련을 시키고 짜증스러운 말투로 학생들을 대해 ‘정서적 학대’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A씨는 "저는 학생을 제자로 생각했었는데 학생들은 저를 스승으로 생각을 하지 않았구나 싶었다"고 심정을 전했다.

초등교사노조는 이를 명백한 보복성 신고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학교와 교육청에 아동 학대 신고에 적극 대응할 것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JTBC측은 아동학대 신고를 한 학부모들은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청했지만 응답하지 않았다. 학교 측도 학부모에 관련 내용을 전달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교보위는 오는 25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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