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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클래식 54. 순수하고 경건한 '물', 생상스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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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냥이

공식

2023.09.20. 17:138 읽음

안녕하세요. 클래식 칼럼니스트, 바이올리니스트 겸 비올리스트로 활동 중인 박소현입니다. 네이버 블로그의 '프로그램 노트에 담긴 클래식'을 맛있게 각색하여 올리고 있으니 원글도 많은 사랑 부탁드리겠습니다^-^


카미유 생상스 (Charles-Camille Saint-Saens, 1835-1921)’<죽음의 무도 (Danse Macabre, Op.40)>를 비롯하여 관현악 모음곡 <동물의 사육제 (Le Carnabal des animaux)>,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 (Samson et Dalila, Op.47)>, 첼로 협주곡 등을 작곡한 프랑스의 작곡가입니다.

생상스 [출처: 위키피디아]


생상스는 2세에 피아노를 치기 시작하며 바로 작곡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가지고 있었던 후기 낭만주의 시대 대표적인 작곡가였으며, 4세였던 1839년에 작곡한 최초의 곡인 피아노를 위한 작은 단편 (a little piece for Piano)’은 현재도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되고 있습니다.

https://youtu.be/G4YE7OB2CeE

뛰어난 오르간 연주자이기도 하였던 생상스가 1919, 사망하기 2년 전에 작곡한 프리에르 (Priere in G Major, Op.158)’는 첼로와 오르간을 위하여 작곡된 작품입니다. ‘프리에르 (Priere)’는 프랑스어로 기도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성당이나 교회와 같은 성스러운 공간에서 오르간과 함께 연주되면 그 정갈한 멜로디가 매우 성스럽게 빛이 나는 작품입니다. 네덜란드 출신의 프랑스 첼리스트 앙드레 헤킹 (Andre Hekking, 1866-1925)’에게 헌정된 이 곡은 생상스가 완성하고 1년 뒤인 1920년에 바이올린과 오르간을 위한 버전으로 작곡가에 의해 직접 편곡을 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비올라와 오르간을 위한 버전으로도 많이 연주되는 매우 경건한 작품입니다.

곡을 헌정받은 첼리스트 앙드레 헤킹 [출처: 위키피디아]

단순하지만 관조적이고 명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이 작품은 또한 오르간 대신 피아노로 연주가 되긴 하지만 오르간으로 연주될 때 그 전례음악의 분위기를 훨씬 잘 품어낼 수 있기에 오르간으로 연주되는 경우가 훨씬 많은데요. 이 작품은 그 성스러운 느낌이 우리 삶에서 빠져서는 안되는 물과 같은 음악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물 [출처: domf5oio6qrcr.cloudfront.net]


물은 산소와 수소가 결합된 H2O이며, 생명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사람의 몸은 70%의 수분, 즉 물로 구성이 되어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지구 표면적의 71%를 덮고 있으며, 그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바닷물은 사람이 마시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물론, 염분을 제거하면 마실 수 있겠지만요. 바닷물이 아닌 민물을 담수라고 지칭하는데, 지구 상에 존재하는 전체 물의 2.5%를 차지하는 담수 중 사람이 이용 가능한 물은 0.007% 정도라 알려져 있습니다.

물 [출처: 위키피디아]

성인 기준으로 하루에 2.5~3리터의 수분이 배출하기 때문에 물은 하루에 2리터에서 2.5리터 정도는 섭취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듯 우리의 삶에서 빠져서는 안되고 가장 필요한 음식이기도 한 물은 우리가 흔히 구할 수 있기 때문에 간과하기 쉽지만, 지금도 아프리카의 어느 지역에서는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져 식수를 구하기만을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https://youtu.be/Jgho9DyuzGw


첼로의 오리지널이나 첼로 파트를 편곡해서 연주하는 비올라 버전에서는 동일하게 끝이 나지만 바이올린의 편곡 버전에서는 음역 등의 이유로 오르간의 엔딩을 다르게 편곡한 노련한 생상스의 두 버전의 기도는 우리가 탄산수나 수돗물, 정수기물 등 다양하게 섭취하는 물처럼 그 맛도 느낌도 조금씩 다릅니다.
항상 우리가 편히 마주할 수 있어 부족함 없이 마시는 물을 감사하게 여기는 마음을 가져보며 생상스의 기도를 함께 느껴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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