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국토교통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무안공항에 있는 진에어의 B737-800 여객기(HL8012)가 이달 16일 오후 12시 30분쯤 떠날 수 있도록 임시로 활주로를 열고, 운항 허가를 승인할 방침이다.
해당 여객기는 지난해 12월 29일 오전 대만 타이베이에서 출발해 오전 8시 54분 무안공항에 착륙한 뒤 이날까지 44일 동안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당일 오전 9시 3분쯤 발생한 제주항공 사고로 활주로가 폐쇄됐기 때문이다.
그간 진에어는 이 여객기를 옮길 수 있게 해달라고 국토부에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국토부는 명확한 설명 없이 운항 허가를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사 당시 무안공항에 있었던 해양경찰청 수송기, 대학 훈련기는 각각 지난달 12일, 21일 임시로 활주로가 열리면서 빠져나왔다. 당시 조건부 운항 허가가 나왔는데, 이때도 진에어 여객기는 허가를 받지 못했다. 현재 무안공항은 착륙은 어렵지만, 이륙은 가능한 상태다.
진에어는 한 달 반 동안 항공기를 세워두면서 수십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항공기의 한 달 임차 비용은 21만달러(약 3억원)다. 성수기인 동계 기간에 항공기를 노선에 투입하지 못해 발생한 손실, 정비비, 주기료 등을 고려하면 피해 액수가 상당하다. 이를 토대로 진에어는 지난 7일 국가 상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는데, 청구 액수는 밝히지 않았다.
국토부는 진에어 여객기 운항 허가 반려 사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 진에어 여객기 착륙 일정이 지연돼 제주항공 참사로 이어졌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관련 조사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12.29 여객기 참사 특위’에서 “진에어 항공기가 사고 조사에 필요하지 않거나 이륙에 위협 사항이 없다면 이륙시키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국토부가 진에어 여객기에 대한 운항 허가를 승인하면 이 여객기는 정비가 가능한 김포, 인천으로 옮겨질 전망이다. 진에어가 여객기를 회수하면 소송은 취하할 것으로 보인다. 인허가권을 쥔 국토부를 상대로 소송을 계속 진행하면 각종 불이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진에어 관계자는 “운항 허가 일정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