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푸틴, 지지자도 등 돌렸다…마지막 카드 이것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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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11.12. 오후 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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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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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이 임명했던 첫 총리 미하일 카시야노프 인터뷰<앵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빼앗겼던 남부 전략 요충지인 헤르손시를 8개월 만에 되찾았습니다. 앞으로 이 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푸틴 정권의 첫 국무총리였고, 지금은 푸틴의 정적인 미하일 카시야노프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김수형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시민들의 환호 속에 우크라이나 국기가 내걸립니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개선장군처럼 도시에 들어섭니다.

러시아군이 황급히 철수한 이후 우크라이나군이 남부 전략 요충지 헤르손시를 8개월 만에 탈환한 것입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저는 침략자들 때문에 생긴 모든 위험과 억압과 고통에도 우크라이나 국기를 소지하고, 우크라이나를 믿어준 사람들을 보게 돼서 기쁩니다.]

속수무책으로 후퇴한 러시아, 내부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푸틴 대통령의 첫 국무총리로 지난 2004년까지 러시아 경제 개혁을 진두지휘했던 미하일 카시야노프에게 물어봤습니다.

총리에서 물러난 뒤 야당 지도자로 변신해 푸틴과 맞서고 있는 카시야노프는 동유럽의 한 국가에 은신한 상태에서 SBS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미하일 카시야노프/전 러시아 국무총리 : (왜 러시아는 (헤르손시에서 철수하는) 굴욕적인 결정을 한 거라고 생각합니까?) 저는 (이번 일이) 푸틴에게 굴욕적인 일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우크라이나군에 밀려서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입니다. 해당 (헤르손) 지역의 러시아군은 병참을 유지할 수 없었습니다.]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헤르손 철수를 지시하는 장면이 국영 TV에 이례적으로 공개된 것은 패배의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하일 카시야노프/전 러시아 국무총리 : 푸틴의 평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책임을 쇼이구 국방장관에게 돌리기 위해서 영상을 공개한 것입니다.]

지난 9월 말, 부분 군 동원령을 발동하면서 푸틴을 지지하던 사람들까지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러시아 내부 상황을 전했습니다.

[미하일 카시야노프/전 러시아 국무총리 : 이미 러시아 국민 다수가 분명히 푸틴에게 화가 나 있습니다.]

핵 협박도 푸틴의 뜻대로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미하일 카시야노프/전 러시아 국무총리 : 저는 푸틴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왜냐하면 그는 미국과 서방 국가로부터 아주 강한 경고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핵무기를 사용하면) 푸틴에게 재앙적인 결과가 일어날 것입니다.]

앞으로 푸틴 대통령이 할 수 있는 것은 크름반도와 돈바스 지역을 잇는 강제합병 지역을 현 상태로 유지하는 것뿐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미하일 카시야노프/전 러시아 국무총리 : (푸틴의) 목표는 그냥 크름반도를 지키고, 크름과 돈바스를 연결하는 육지 통로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러시아가 협상을 하자고 요구하는 것입니다.]

러시아군은 결국 패배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정권 교체 가능성까지 있다는 것입니다.

[미하일 카시야노프/전 러시아 국무총리 : 푸틴 정권은 패배를 시인하는 순간 오래 지속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번 전쟁에서) 패배는 러시아의 모든 문제에 방아쇠를 당길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정권 교체가 곧 다가올 것입니다.]

한국이 다른 나라에 무기를 파는 것은 전적으로 한국의 결정에 달렸다며, 러시아가 간섭할 권리는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미하일 카시야노프/전 러시아 국무총리 : 군장비나 군수품을 교환하거나 판매하는 것은 한국 정부의 권리입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영상편집 : 박기덕)

기자 프로필

2003년 SBS에 입사한 김수형 기자는 사건, 기획취재, 노동, 환경, 법조, 뉴스 추적, 방송통신정책, IT, 정당까지 다양한 분야를 두루 경험했습니다. 2019년 1월부터는 워싱턴 특파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뉴스의 홍수 시대에 시청자들에게 필요한, 시청자들이 볼 가치가 있는 뉴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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