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선택 잦은데…성산대교에 CCTV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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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9.05. 오후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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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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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 대교 중 4곳 CCTV 無

한해 6개대교서 396명 삶 포기

같은기간 112신고 5337건 달해

마포·서강대교에만 CCTV 52대

성산·양화 등은 동선추적 난항

효과적 수색위해 추가설치 절실


‘생명의 소중함’ 밝힌 세빛섬... 오는 10일 세계 자살예방의 날을 앞두고 4일 밤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 이성과 평화를 상징하는 파란 조명이 켜져 있다. 연합뉴스


마포구 한강 다리에서 하루에 한 명꼴로 극단적 선택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마포구 대교 6곳 중 4곳에 여전히 CCTV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마포·양화대교에 이어 극단적 선택 사고가 3번째로 많은 성산대교에는 CCTV가 1대도 없는 실정이다. 세계 자살예방의 날(10일)을 앞두고 효과적 수색·구조를 위해 대교 CCTV 추가 설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서울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마포구 관내 6개 대교 중 성산·양화·가양·월드컵대교에 CCTV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 등의 문제로 마포대교와 서강대교에만 고정형 32대, 회전형 20대 등 총 52대의 CCTV가 각각 설치돼 있다.



대교에 CCTV가 없는 상황에서 극단적 선택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최근 1년간(2021.3.3~2022.3.2) 6개 대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은 396명에 달했다. 마포대교(295명)가 가장 많았고, 양화대교(70명), 성산대교(13명), 가양대교(12명), 서강대교(6명) 순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 개통한 월드컵대교는 0건이었다. 같은 기간 112신고도 5337건에 달하는 등 치안 수요도 늘고 있다. 대교별로 보면 CCTV가 없는 성산대교(1306건)에서 112신고 건수가 가장 많았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CCTV가 없어 수색 및 수사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7월 6일 오후 11시쯤 한 남성이 양화대교에서 “여자친구와 헤어져 죽으려 한다”고 생명의 전화를 걸어왔다. 경찰, 소방이 현장으로 출동해 양방향 다리 보행로와 인근 공원을 수색했으나, CCTV가 없어 이 남성의 정확한 위치 파악을 하지 못하고 철수했다. 지난 6월 24일 가양역 인근에서 실종된 김가을(24) 씨의 행방도 오리무중이다. 김 씨는 가양대교 위에 서 있던 모습을 마지막으로 사라졌지만, CCTV가 없어 정확한 동선 추적은 이뤄지지 못했다.

CCTV는 인명구조, 수사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CCTV를 설치한 대교는 한강 투신자 생존율이 크게 올랐다. 투신 시도가 많은 다리로 꼽히는 마포·서강대교는 2012년 56.1%였던 생존 구조율이 이듬해 95.0%로 크게 높아졌다. 올해 상반기 구조율은 100%에 달한다.

서울소방재난본부는 투신 후 5분이 지나면 생존율이 50%까지 떨어지기 때문에 투신 전 CCTV로 이상징후를 감지해 구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CCTV 영상감시를 통해 다리 위에서 난간 쪽으로 다가가거나 가만히 서 있는 등 투신이 의심되면, 구조대를 급파하는 방식으로 구조가 이뤄진다.

현재 서울 한강 다리에서 보행자가 통행 가능한 대교 20곳 중 10곳은 CCTV가 없다. 서울소방재난본부는 이달 양화·원효·동호대교에 CCTV를 설치하고 11월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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