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하 아나운서·손민정 CG노동자에 대한 ‘보복갑질’ 비판 수면 위로"무늬만 프리랜서일 때는 정규직처럼 온갖 방송 업무를 다 시키더니 근로자로 인정받은 지금, UBC울산방송은 제 자리는 없다고만 말합니다."(아나운서 이산하씨)
"저를 이 아나운서처럼 해고하면 부당해고 인정이 염려되는지, 근로시간과 임금을 줄여 생계가 어려워지도록 합니다. 여태 UBC에서 일한 저의 시간들은 무엇이었을까요."(CG제작 노동자 손민정씨)
엔딩크레딧과 노동당 울산시당위원회,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차비정규직지회 등이 참여한 'UBC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모임(가칭)'은 18일 오전 울산 중구 UBC울산방송 사옥 앞에서 '이산하 아나운서 부당전보 규탄과 온전한 노동자성 인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여전히 너는 직원들과 다르다는 UBC…거리로 내몰았다"
이산하씨는 이 자리에서 "UBC에 묻고 싶다. 회사의 필요나 지시에 따라 다양한 업무를 수행했는데, 저는 구성원으로, 근로자로 인정하기 그렇게 힘든지"라고 물었다. 그는 "회사가 부당해고 되돌리고 명확한 계약서를 쓰라는 법 판단 취지를 거슬러 '노동부에 진정 넣으라'고 말하는 태도가 절 거리로 내몰았다"고 했다.
이씨는 "복직한 첫날을 아직 잊지 못한다"며 "설렘 반, 걱정 반으로 출근해 마주한 현실은 소지품 검사였다. 또 '우리는 여전히 네가 직원들과 다르다고 생각한다'는 막말이었다"고 했다. 이씨는 "1인 시위를 시작한 지난 15일 UBC 메인뉴스엔 노동자의 천막농성 기사가 보도됐지만 회사 안에서 부르짖는 제 목소리는 아무도 귀기울이지 않았다"면서 "나아지지 않는 상황에 매일 매일이 고통스럽고 끔찍하지만, 바른 길로 나아가고 있다는 믿음 하나로 버틴다"고 말했다.
UBC에서 CG제작 해온 손민정씨 "소송 제기했더니 새벽 2시간 근무"
"제 문제와 이 아나운서 문제가 다르지 않다. 일을 시킬 때는 직원처럼 막 부려먹고, 필요없다고 마음대로 자르고, 경력을 전부 인정하지 않고 노동조건을 후퇴시키는 계약을 강요한다." UBC에서 9년째 일해온 CG제작 노동자 손민정씨는 이날 "과거는 부정 당하고 현재와 미래는 빼앗긴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3월 회사를 상대로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인정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최 수석부지회장은 "(현대차에서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똑같은 현장에서 똑같이 자동차를 만드는 노동을 하면서도 고용과 임금, 안전, 보건까지 모든 영역에서 차별받는다. 저항하면 어김없이 우리를 탄압한다"며 "이 아나운서를 향한 탄압도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 전체를 향한 탄압"이라고 했다.
이 노무사는 "마지막회는 직접 출연하겠다는 현장 비정규직 노동자가 없어 PD님이 괴로워했다. 자기 얘기를 꺼내기조차 두려운 게 비정규직의 현실인데, 이 아나운서가 방송사를 상대로 (부당해고) 다툼을 하고, 회사 요구를 거절하며 버티고, 1인시위와 기자회견을 하는 일이 얼마나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지 느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