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각 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LS전선의 톤(t)당 전력케이블 판매 가격은 내수 제품 2230만원, 수출 제품 3469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평균 가격과 비교하면 내수 판가는 20%, 수출 판가는 23% 상승했다. 대한전선의 상반기 전력선 가격도 내수는 t당 1659만원, 수출은 2919만원으로 지난해 대비 내수는 2%, 수출은 8% 높아졌다.
통상 전력케이블 가격은 전선 원재료비의 60~70%를 차지하는 구리 가격과 함께 움직인다.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된 구리 가격은 지난 2021년 평균 t당 9315달러, 2022년 8815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8704달러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구릿값 하락의 이유는 경기 침체 때문이다. 구리는 전자, 전기, 자동차, 건설 자재 등 다양한 제조산업 분야에 쓰여 경기 흐름의 선행 지표로 여겨진다. 이 때문에 ‘닥터 코퍼(Dr. Copper·구리 박사)’라는 별명이 붙기도 한다.
전력케이블 시장은 공급자 우위 흐름이 지속돼 원재료 가격 하락의 영향을 벗어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여러 국가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2021년 통과된 미국의 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법(IIJA)과 지난해 통과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는 도로·철도·전력망 등 사회 기반 시설 확장과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는 내용이 담겨 있어, 관련 투자가 활발하다.
장기적으로는 구리 가격이 상승하면서 전력케이블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구리 수요는 지난해 2560만t에서 2030년 4100만t, 2040년 6100만t까지 늘어날 전망”이라며 “지난해 전체 구리 수요에서 신재생에너지 전환 목적의 구리 사용 비중은 25% 수준이었지만 2030년 53%, 2040년에는 61%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에너지부(DOE)는 지난달 발표한 ‘2023년 핵심 소재 최종 목록’에 구리를 추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