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빚 갚아달라”면서… 인스타엔 해외여행, 통장은 ‘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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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2.28. 오후 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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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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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조정 신청 20대 2년만에 63% 급증
30세 미만 개인회생 비중도 급증
경제 어려워도 해외여행·골프에는 ‘펑펑’
국민일보 DB

최근 해외여행과 고가품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는 상황에서 대출금을 갚지 못해 ‘빚 탕감’을 신청한 MZ세대(20·30세대) 청년층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돈을 빌리고 갚지 않는 채무불이행이나 아예 빚을 법적으로 없애는 개인회생 빈도도 꾸준히 늘고 있다.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신용회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회복을 위해 채무조정을 신청한 20대는 3만4286명으로 나타났다.

개인채무조정은 빚이 많아 정상적으로 상환하기 어려운 이들을 위한 제도다. 한마디로 빚을 갚지 못하겠으니 탕감해달라고 선언하는 것이다.

이렇게 신용회복위에 채무조정을 신청한 20대는 2021년까지만 해도 2만1008명에 불과했으나 2년 만에 63.2% 급증했다. 30대도 2021년 5만1870명에서 7만6596명으로 47.7% 늘었다. 증가율이 40%를 넘는 세대는 전 연령대에서 이들이 유이하다.

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젊은 층도 늘고 있다.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한 30세 미만 청년 비중이 2020년 10.7%에서 2022년 15.2%로 50% 가까이 늘었다.

이에 비해 사치재인 해외여행, 골프 등 시장 성장세는 가파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1일 공개한 ‘스포츠산업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스포츠산업 매출(78조1069억원) 중 골프장 운영업이 6조2920억원(8.1%)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인스타그램에 ‘골린이’ 등의 키워드를 입력하면 형형색색의 옷을 입고 골프를 즐기는 20·30대 게시물이 수만건씩 쏟아진다.

올해 설 연휴 기간에만 인천공항 방문자 수가 100만명에 육박했고, 여의도 최대 복합쇼핑몰 ‘더현대’는 오픈 이후 2년간 방문객 8000만명 중 30대 이하 방문객이 5200만명이었다.

일본 언론이 값비싼 오마카세가 한국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는 사례 등을 근거로 한국의 과소비 문화를 비판하기도 했다. 일본 주간지 슈칸신초는 “(오마카세 가게 손님의) 20%가 사업 관계, 나머지 80%가 20~30대 커플이다. SNS에 사진과 영상을 올려 다른 사람에게 자랑까지 하는 것까지가 세트”라며 “열풍의 배경에는 한국 남녀의 허세가 깔려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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