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건보 먹튀?…사실은 '통계 오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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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5.03.10. 오후 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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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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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 뒤늦게 슬그머니 수정
2023년 재정수지 오차만 613억
공단 "수작업 과정에서 실수"
사진=연합뉴스

국내에 거주하는 중국인 건강보험 가입자의 재정수지 통계 오류가 뒤늦게 발견됐다. 정부와 정치권이 이 통계 자료를 기반으로 중국인 거주자의 ‘건보 먹튀’를 막겠다며 제도 개선까지 추진한 사안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건강보험공단은 “직원 세대교체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라고 해명했다.

2일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2017~2023년 건보 재정수지 중 2020년과 2023년 중국인 가입자 통계에서 각각 수백억원대 오류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당초 2020년 중국인 건보 재정은 239억원 적자로 기록됐으나 오류를 수정한 후엔 365억원 흑자로 전환됐다. 2020년 중국인 가입자가 낸 보험료가 타간 급여액보다 365억원 많았다는 뜻이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수작업으로 통계를 산출하다가 실수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2023년 재정수지는 640억원 적자에서 27억원 적자로 정정됐다. 2023년 오류에 대해 건보공단 관계자는 “담당 직원이 국가 코드를 분류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중국 건보 가입자는 외국인 건보 가입자 수 상위 10개국 중 거의 매년 적자를 내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2019년 987억원 적자를 낸 후 2020년 수백억원대 적자가 발생하자 “중국인 가입자들이 장인, 장모를 한국으로 데려와 건보료 혜택을 보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4월 한국에 입국하는 외국인과 재외국민은 국내에 6개월 이상 체류해야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가 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바꿨다. 그전까지는 건강보험에 가입한 외국인의 가족은 한국 입국과 동시에 피부양자로 등록됐다. 김 의원은 지난 1월 외국인의 건강보험 ‘무임승차’를 방지하는 법 개정안도 국회에 발의했다. 김 의원은 “입법과 정부 정책의 기본이 되는 통계 데이터조차 오류투성이”라며 “자료를 요구하자 그제야 오류를 발견하고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았다”고 지적했다.

건보공단은 지난달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2024년 데이터기반행정 실태점검’에서 3년 연속으로 최고 등급인 우수 기관에 선정됐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1980년대 후반 입사한 8000여 명 직원이 법적 정년 연령이 되며 2016년부터 대규모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있다”며 “상당수 부서가 5~6급 중심의 젊은 조직으로 바뀌어 업무 성숙도가 높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수작업으로 처리하던 업무를 자동처리시스템으로 바꾸고 직원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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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산업부, 바이오부를 거쳐 경제부에서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등을 출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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