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방 누구냐' 아랍 젊은층 여론서 중국이 미국 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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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6.22. 오후 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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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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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 연례설문…중국 영향력 확대 노력 속 변화추세
전문가 "미 관여축소 결과…미 소프트파워·안보는 여전히 압도적"


중동의 앙숙 사우디·이란 대화 중재한 중국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아랍권에서 미국보다 중국을 우방으로 여기는 젊은이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1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본사를 둔 홍보회사 ASDA'A BCW가 아랍권 청년층을 상대로 한 우방 순위 설문조사에서 중국이 2위를 차지한 반면 미국은 7위에 머물렀다.

응답자의 80%가 중국을 자국의 우방이라고 여긴다고 답했고 미국을 우방이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자 비중은 72%로 낮았다.

작년 같은 조사에서는 중국은 78%, 미국은 63%였다.

이 같은 변화는 중국이 아랍권 국가들에서 경제 협력자와 분쟁 중재자로서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노력하는 상황에서 주목된다.

[그래픽] 아랍권 청년층이 생각하는 우방국은?
(서울=연합뉴스) 김영은 기자 = 0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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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5년 전인 2018년 조사에서는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러시아, 이집트가 차례로 우방 톱5를 형성했다.

올해 조사에서 가장 높은 비율의 아랍권 젊은층이 우방으로 생각하는 곳은 튀르키예(터키)로 응답자 82%의 지지를 얻었다.

미국에 대한 비우호적인 인식은 지중해 동부 연안의 레반트 지역(시리아·레바논·이라크 일대)와 북아프리카에서 두드러졌다.

응답자의 61%는 미국이 중동에 그만 개입해야 한다고 답변했는데 그 비중이 이들 지역에서 특히 높았다.

CNN은 여론전에서 중국이 미국을 앞지르는 배경에 미국의 중동정책 변화가 있다고 지적했다.

걸프국을 중심으로 한 아랍국가들이 미국의 관심이 줄었다고 보고 상심해 최근 몇 년 새 독자적 외교정책을 구상한다는 것이다.

CNN은 이들 국가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서 한쪽 편을 들기를 거부하고 세계가 다극화시대에 들어섰다고 주장하며 중국과 가까워지고 있다고 해설했다.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의 걸프지역 담당 선임연구원인 애나 제이컵스는 "미국이 전략적으로 중동에서 손을 떼고 있다는 인식이 이 지역 정부에서 시민으로까지 서서히 전파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이런 인식은 조심해서 살펴봐야 한다"며 "미국의 소프트파워와 역내 안전 보장자 역할은 중국이나 러시아 같은 다른 글로벌 파워가 대체자로서 근처에도 갈 수 없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에 대한 호감도 부상은 중국과 아랍권 사이의 무역 증가와도 연관되는 것으로 관측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중국의 무역 규모는 2001년 41억 달러에서 2021년 873억 달러로 증가, 미국과 유럽연합(EU) 무역액을 합친 것보다 많아졌다.

아랍권 내 중국의 외교적 입지를 넓히는 시도도 지속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 3월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간의 평화 협정을 중재한 데 이어 4월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한편 1년 새 선호도가 가장 떨어진 나라는 러시아로 순위가 지난해 3위에서 9위로 하락했다.

적대국으로 간주하는 국가는 이스라엘(86%)과 이란(57%)이라는 응답이 1, 2위로 가장 많았다.

올해로 15회째로 실시한 이번 설문조사는 아랍 18개 53개 도시에서 18∼24세 청년층 3천600명을 상대로 대면 인터뷰한 결과로 작성됐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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