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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 속의 범죄자들.10.'유전무죄, 무전유죄' 지강헌의 인질극

2022.11.19. 오후 12:00
by 인문학 콘텐츠 연구소

10.'유전무죄, 무전유죄' 지강헌의 인질극

그게 정당한지 정당하지 않은지와는 별개로 우리는 가끔 범죄자들의 의견 혹은 주장에 공감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사람을 재미삼아 죽이는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는 우리와 의식의 구조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논외로 쳐야겠지만, 사실 일반적인 범죄자들은 결국 우리와 비슷하게 살아가는 주변인이고 따라서 그들의 의견 혹은 주장에 심정적으로 공감할 때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오늘 이야기할 지강헌 역시 범죄자라는 점을 제외하곤 우리와 비슷한 삶을 살아가던 주변인이었다.

지강헌은 1954년 전남 광주에서 5남매의 막내로 태어났다. 대부분의 범죄자들이 그러하듯 지강헌 역시 부모의 무관심 속에서 겨우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세상에 나오게 된다. 그리고 할 줄 아는 것이 주먹질과 도둑질 뿐이던 그는 벌써 11차례나 감옥에 드나들었고, 다시 상습절도혐의로 체포되어 17년(징역 7년, 보호감호 10년)을 선고받는다.

대한민국이 1988년 서울 올림픽으로 뜨거웠던 여름을 보내고 10월 8일, 영등포 교도소의 죄수 25명을 태우고 대전과 공주의 교도소로 이송 중이던 버스 안에서 12명이 탈출을 시도한다. 그들은 버스가 안성의 중부고속도로 톨게이트 근처에 도착했을 때 숨기고 있던 칼과 드라이버 등으로 교도관을 위협, 폭행하고 버스를 탈취하는 데에 성공한다. 그리고 버스를 다시 서울로 되돌려 서초동의 공무원 교육원까지 몰고와 그곳에서 우면산과 개포동, 말죽거리(양재동) 등으로 흩어지게 된다.

25명 중 탈주에 가담하지 않은 13명은 다시 영등포 교도소에 재수감 되었지만 달아난 이들 중에는 교도관의 총 한 자루와 실탄 35발을 챙긴 지강헌이 포함되어 있었다.

출처 :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59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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