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72억 달러 역대급 무역적자…에너지난에 수입 급증(종합2보)

입력
수정2023.01.01. 오후 3:01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기사내용 요약
산업부, '2022년 12월 및 연간 수출입 동향'
수출 2년 연속 증가 863.7조…전년比 6.3%↑
세계 6위·무역액 1조 달러 최단기 달성 성과
반도체·車 최고…對아세안·美·EU·인도 호조
에너지난에 수입18%↑…59조 역대급 적자
이창양 "수출 감소세 부담, 위기돌파에 집중"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사상 최고 수출 실적 달성에도 전 세계 에너지 가격 인상으로 인해 수입액이 불어나며 472억 달러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무역수지 연간 적자를 기록한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132억6000만 달러·16조7473억원) 이후 14년 만이다. 이날 오전 부산 남구 신선대(사진 아래)와 감만(위)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3.01.01. yulnet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이승주 임소현 기자 = 지난해 수출 실적은 전년의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데다 한 단계 도약한 세계 6위를 기록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이차전지 분야에서 역대급 실적을 갈아치웠다.

그럼에도 472억 달러(약 59조6136억원)에 달하는 역대급 적자가 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입이 수출액보다 큰 폭으로 늘어난 탓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2022년 12월 및 연간 수출입 동향'을 통해 지난해 수출은 전년 대비 6.1% 늘어난 6839억 달러(약 863조7657억원), 수입은 18.9% 늘어난 7312억 달러(923조5056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무역수지가 연간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132억6000만 달러(약 16조7473억원) 이후 14년 만이다. 적자 규모도 기존 역대 최고치인 1996년 206억2000만 달러(약 26조430억원)의 2배를 뛰어 넘는다.

【세종=뉴시스】(출처=산업부)


수출 최고치 경신…무역액 1조 최단기 달성

지난해 수출은 2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등 불확실한 상황에도 2021년에 기록했던 최고 실적인 6444억 달러(약 813조8772억원)를 경신했다.

지난해 일 평균 수출액은 사상 처음 25억 달러 대에 진입했다. 전년 대비 6.3% 증가한 25억1000만 달러(약 3조1701억원)다. 다만 하반기부터 수출 실적은 주춤해졌다. 1~9월까지 월 최고 수출 실적을 기록했지만, 이후 마이너스 전환했다. 월별 수출액은 지난 3월에 637억9000만원(약 80조566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수출입 규모 모두 증가하면서 지난 9월13일 무역액 1조 달러를 달성했다. 이는 최단기다. 앞서 무역 1조 달러 달성은 지난 2018년에는 320일, 2021년에는 299일 걸린 바 있다.

【세종=뉴시스】(출처=산업부)


글로벌 시장 둔화에도…세계 수출 6위, 한 단계 상승

지난해 수출은 글로벌 실적 둔화세 대비 양호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등 글로벌 통화 긴축 정책과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등으로 세계 경기가 둔화세를 보이면서 주요국의 수출 증가율이 둔화된 것과 대조적이다.

세계무역기구(WTO)가 발표한 지난해 1~9월 주요국 수출증감률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2.9%를 기록했다. 호주(21.4%)와 미국(21.2%) 등 자원수출국은 양호한 증가세를 보인 반면 일본(0.0%)과 독일(1.8%) 등 제조 기반 수출국은 저조한 수치를 나타냈다.

이에 우리나라 세계 수출 순위는 일본과 독일, 이탈리아 등을 상회하는 수출 증가세로, 전년(7위)대비 한 단계 상승한 6위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세계 무역 순위도 6위로 상승했다.

【세종=뉴시스】(자료=산업부)


반도체·이차전지 등 역대 최고…전기차·농수산 등도 성장

지난해 주요 15대 품목 대다수가 전년 대비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반도체와 자동차, 석유제품, 이차전지 등은 역대 최고 수출 실적을 올렸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 2021년 5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17개월 연속 100억 달러(약 12조6300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 가격 하락에도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자동차 수출은 541억원(약 68조3283억원원)으로 집계됐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개선과 친환경차 수요 확대 등으로 지난 7월 이후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석유제품은 고유가 영향으로 7개월 연속 50억 달러(약 6조3150억원)를 기록했다. 호황이 지속되면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한 것은 물론 2위 수출 품목으로 도약했다. 이차전지 수출은 선진시장 친환경 정책에 따른 전기차 수요 확대 등에 힘입어 지난해 99억9000만 달러(약 12조6173억원)의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시스템반도체와 전기차,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은 상위품목 내 비중이 확대됐다.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지난해 105억9000만 달러(약 13조3751억원)로, 2년 연속 수출 100억 달러(약 12조6300억원)를 기록했다.

【세종=뉴시스】(자료=산업부)


아세안·미국·EU·인도 4곳 최고 실적…美 수출 1000억 달러 돌파

수출 실적은 중국과 독립국가연합(CIS)에서는 감소했지만 주요국에서는 증가했다. 특히 아세안과 미국, 유럽연합(EU)에서는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우리 2위 수출시장인 아세안에서는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석유 등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2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차 확대, 적극적인 인프라 투자 등과 연계된 이차전지·기계 등의 수출 증가로 수출 1000억 달러(약 126조3000억원)를 달성했다. 글로벌 에너지 수급불안 등으로 EU경기 전반이 둔화됐지만 철강과 석유제품 등에 힘입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인도 역시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통신과 도로 등 인프라 투자 확대 등의 영향으로 반도체와 무선통신, 기계 등 수출이 증가하면서 전년에 이어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세종=뉴시스】(자료=산업부)


호실적에도 역대급 적자 왜?…"에너지값 상승에 수입 늘어"

그럼에도 역대급 적자가 난 배경은 무엇일까. 수입이 수출액 보다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전쟁발 에너지값 상승에,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입 비중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수입 증가율은 18.9%로, 전년(31.5%)에 이어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원유와 가스, 석탄 등은 모두 전년 대비 높은 가격대를 유지했다. 3대 에너지 수입은 전체 수입의 26.1%인 1908억 달러(약 240조9804억원)를 기록하는 등 무역 적자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에너지 수입은 1908억 달러(약 240조9804억원)로, 전년 대비 784억 달러(99조192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무역적자를 300억 달러(약 37조8900억원) 가량 상회하는 수치다.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원 수입은 전년보다 784억 달러(99조192억원) 증가한 1908억 달러(240조9804억원)로, 무역 적자 발생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에너지 외 산업 생산에 필요한 알루미늄·구리와 반도체·철강 등 원부자재, 의류·쇠고기 등 소비재도 고르게 증가하며 수입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해 에너지 수입 증가에 따른 무역수지 악화는 일본과 독일을 비롯한 제조기반 수출국에서 공통적으로 관측된 현상"이라며 "다만 무역규모 대비 무역 적자 비중은 기존 최대 무역 적자가 발생한 지난 1996년에 기록한 206억 달러(약 26조178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고 진단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에너지 인플레이션에 따른 수입 급증 등으로 큰 폭의 무역 적자가 발생한 것은 우리 경제의 부담요인으로 작용한다"며 "글로벌 경기 둔화 등으로 10월 이후 수출이 감소세를 보이는 만큼 관련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새해에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라 주요국의 경제 성장세가 약화되며 우리 수출에 더 어려운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복합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결집하고 지원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2022.12.30. dahora83@newsis.com


기자 프로필

TALK

유익하고 소중한 제보를 기다려요!

제보
구독자 0
응원수 0

부동산과 금융, 증권, 정치부를 거쳐 현재는 경제부 기자입니다. 산업부와 공정위, 원안위를 취재합니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