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세수 부족에 여윳돈 인출
주택담보대출은 2조3000억원 늘었다. 전달 9년만에 3000억원 감소한 이후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아파트 매매거래가 늘고, 특례보금자리론 실행 등의 영향으로 한은은 설명했다. 실제 국토교통부와 부동산114의 아파트 매매거래량 통계에 따르면 2월 아파트 매매 건수는 3만1000호로, 전달 1만9000호보다 63.2% 늘었다. 부동산업계에선 '저가 주택 위주로 매매가 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반면 주담대를 구성하는 항목 중 전세자금 대출은 2조300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11월 1조원이 감소한 이후 5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금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전세 수요가 하락하고, 급매 출현에 따라 저가에 주택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신용대출, 마이너스 통장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2조9000억원 줄었다. 전월 -2조4000억원보다 감소 폭이 커졌다. 지난 2021년 12월부터 16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달 기타대출 감소 이유로는 높은 대출 금리, 대출규제(DSR 3단계) 등의 영향으로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줄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3월 중 자금흐름을 보면 은행수신이 2월 22조3000억원 증가에서 3조원 감소로 전환됐다. 정기예금이 8조8000억원 줄어든 영향이다. 주로 법인자금의 유출이 많았는데, 정기예금 금리가 작년에 비해 낮아지면서 만기도래한 자금이 재예치되지 않고 인출된 것으로 본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자산운용사 수신도 8000억원 증가에서 11조6000억원 감소로 전환됐다. MMF가 법인 분기말 자금수요, 국고여유자금 인출 등으로 크게 감소했다. 세수 부족을 겪고 있는 정부가 여유자금을 인출해 재정사업에 투입하고 있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한은은 이에 관해 "국고여유자금의 정확한 인출 규모는 알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