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대신 급매 노린다…전세자금 대출 5개월 연속 감소 [강진규의 외환·금융 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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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4.10. 오후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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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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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금융시장 동향
정부, 세수 부족에 여윳돈 인출
서울의 한 부동산에 급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한경DB
지난달 전세자금 대출이 2조원 넘게 줄었다. 반면 '급매'를 노리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주택담보대출은 외려 증가했다. 전세 대신 저가매수를 통한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세 대신 급매 나섰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3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은 7000억원 감소했다. 가계대출 감소세는 올들어 3개월 연속 이어졌지만 전월 2조8000억원 감소에서 규모가 소폭 축소됐다.

주택담보대출은 2조3000억원 늘었다. 전달 9년만에 3000억원 감소한 이후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아파트 매매거래가 늘고, 특례보금자리론 실행 등의 영향으로 한은은 설명했다. 실제 국토교통부와 부동산114의 아파트 매매거래량 통계에 따르면 2월 아파트 매매 건수는 3만1000호로, 전달 1만9000호보다 63.2% 늘었다. 부동산업계에선 '저가 주택 위주로 매매가 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반면 주담대를 구성하는 항목 중 전세자금 대출은 2조300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11월 1조원이 감소한 이후 5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금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전세 수요가 하락하고, 급매 출현에 따라 저가에 주택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신용대출, 마이너스 통장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2조9000억원 줄었다. 전월 -2조4000억원보다 감소 폭이 커졌다. 지난 2021년 12월부터 16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달 기타대출 감소 이유로는 높은 대출 금리, 대출규제(DSR 3단계) 등의 영향으로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줄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세수 부족에 여윳돈 인출한 정부
기업대출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5조9000억원 늘었다. 이는 코로나19로 기업 대출이 급증한 지난 2020년 3월과 지난해 3월 이후 3월 기준 세번째로 많은 규모다. 이중 중기 대출은 98%에 해당하는 5조8000억원이었다. 법인세를 내기 위한 대출이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대기업 대출은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상환 등으로 증가폭이 크게 줄어 1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3월 중 자금흐름을 보면 은행수신이 2월 22조3000억원 증가에서 3조원 감소로 전환됐다. 정기예금이 8조8000억원 줄어든 영향이다. 주로 법인자금의 유출이 많았는데, 정기예금 금리가 작년에 비해 낮아지면서 만기도래한 자금이 재예치되지 않고 인출된 것으로 본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자산운용사 수신도 8000억원 증가에서 11조6000억원 감소로 전환됐다. MMF가 법인 분기말 자금수요, 국고여유자금 인출 등으로 크게 감소했다. 세수 부족을 겪고 있는 정부가 여유자금을 인출해 재정사업에 투입하고 있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한은은 이에 관해 "국고여유자금의 정확한 인출 규모는 알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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