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리 아빠' 김수정 감독 "예산도 제작진도 부족…日애니메이션 인기 죄책감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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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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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 재개봉 앞두고 소회 밝혀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 버전 개봉 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둘리가 김수정 감독에게 어버이날을 맞아 카네이션 바구니를 선물했다. 연합뉴스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 속 한 장면. 워터홀컴퍼니 제공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이 오는 24일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재개봉하는 가운데 김수정 감독이 "관객들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추억 속에 빠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8일 서울 중구 CGV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작가이자 '둘리 아빠'로서 둘리를 대하는 마음은 (시간이 흘러도) 여전하다"고 밝혔다.

'아기공룡 둘리'는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국내에서 전무후무한 인기를 누렸다.

KBS에서 방영된 만화는 초저녁만 되면 어린이들을 텔레비전 앞으로 불러들였고, 유일한 극장판인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은 1996년 서울에서만 12만6천여 명의 관객을 불러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극장에 가지 못한 어린이들은 비디오 가게로 몰려갔다.

김 감독은 이날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을 제작과 관련 "저 역시 이번에 한 장면 한 장면을 다시 보면서 과거 이리 뛰고 저리 뛴 기억이 어제처럼 떠올랐다"고 말했다.

다만 열악한 제작 여건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제작진이 부족하고 예산도 적었지만, 한국 애니메이션의 영광과 발전을 기치로 내걸고 열정으로 작업에 임했다"고 회고했다.

김 감독은 "아기공룡 둘리 시리즈(2008)를 만들기까지 12년이 넘게 걸렸다"며 "제작사가 열정으로만 애니메이션을 만들려면 차기작을 선보이기까지 이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애니메이션 감독이자 만화가, 제작자인데 새로운 작품을 계속해서 공유하지 못한 점이 죄송하다"며 "한국 극장가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이 인기를 얻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쓰이고 죄책감도 느낀다"고 털어놨다.

차기작과 관련해서는 "빠르면 내년쯤 출판 만화로 새로운 둘리를 선보일 예정인데, 그 작품 속에서 길동씨 역할을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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