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는 지난 3월 도쿄 메구로구의 한 가정집 욕조에서 의식을 잃은채 발견돼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졌다.
일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노트를 발견한 후 유아의 부모인 후나토 유다이(33)와 후나토 유리(25·여)를 방임 등에 의한 치사 혐의를 추가로 적용해 기소하고 6일 체포했다. 딸 유아에게 충분한 영양과 병원 치료를 제공하지 않은 혐의다. 이들은 유아가 숨진 3월 방임 및 상해 혐의로 입건된 상태였다. 후나토 부부는 경찰에 “아이에 대한 구타와 학대 등이 사실로 드러날까 두려워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공개한 노트에는 “용서해주세요”, “이제 정말 같은 일 안 합니다”, “그동안 매일 해온것 고칠게요”, “약속합니다” 등 반성과 함께 용서를 구하는 내용의 말들이 한자 없이 히라가나로만 적혀있었다. 아버지 유다이는 전적으로 유아 본인이 쓴 것이라 주장했지만, 전문가들은 5세 어린이의 글답지 않아 강요에 의해 썼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경찰에 따르면 후나토 가족은 지난 1월 도쿄로 이사왔다. 유아는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받아쓰기를 하도록 강요받고, 하루 세 끼 식사도 제대로 챙겨먹지 못했다. 이웃들은 “카가와현에서 이사왔다고 인사한 이후, 유아의 모습은 보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또다른 이웃은 “1살짜리 아들과 외출하는 모습은 많이 보였지만, 유아를 데리고 나오는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유아는 아버지 유다이의 친딸이 아니라 어머니 유리가 전남편과 사이에서 낳은 자식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웃의 증언과 CCTV 자료를 토대로 유아가 도쿄로 이사온 후 한 달 이상 감금 상태였던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또 유아가 새벽 4시마다 체중도 적어야 했다고 밝혔다. 아버지 유다이는 “너무 뚱뚱하다”고 유아를 야단치고 식사도 조금만 하도록 통제했다. 이사올 당시 16.6㎏이었던 유아는 숨질 때에는 12㎏에 불과했다. 경찰은 “몸이 많이 야윈 편으로 보였다”는 이웃 증언과, 또래 평균에 지나치게 미달하는 체중 등을 근거로 지속적인 학대를 추정했다. 부검의도 유아의 몸에서 폭행 의심 흔적을 다수 발견했다. 유아의 아버지는 유아가 숨진 직후 경찰이 이 사실을 추궁하자 폭행 사실을 인정하고 구속됐지만 곧 풀려났다.
일본 사회는 “사회의 무관심과 제도적 허점이 살릴 수 있는 어린이를 죽였다”며 성토했다. 또 메모 공개로 어린이 학대 정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기본적인 생존권과 행복마저도 위협받는 어린이에 대한 일본 사회의 보호 대책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끊임없이 일고 있다. 유아는 2016년 12월 홀로 야외에서 웅크린 채로 발견돼 지역 아동상담소로 옮겨진 일도 있다. 유아는 임시 보호가 해제된 이듬해 2월 집으로 돌아왔다.
<김명일 기자 te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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