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MZ 세대 사이에서는 ‘대형 텀블러’, ‘스탠리 텀블러’가 인기다. 지난해 화재로 전소된 차량에서 얼음이 들어있는 스탠리 텀블러가 발견되었다는 SNS 틱톡 영상이 바이럴이 되었고, 관련 해시태그 등 트렌드의 영향으로 스탠리는 4년 만에 매출이 10배 이상 뛰었다.
텀블러 소비의 증가는 Z세대들의 디토(Ditto)소비가 영향을 미쳤다. 이들이 ‘자신의 취향을 찾는 빠른 방법’으로 텀블러와 같은 인기 트렌드를 따라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다. 이를 대변해 주듯 텀블러 회사들은 이들의 눈길을 잡기 위해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또 텀블러에 액세서리를 달며 소지자의 개성을 표현하는 텀블러 꾸미기, 이른바 ‘텀꾸’까지 유행하고 있다. 최근 스탠리는 품절 대란으로 온라인 중고시장에서 10배 이상의 가격에 거래될 정도의 인기다. 심지어 스타벅스와 협업하여 ‘발렌타인데이 한정 핑크 텀블러’를 출시했는데, 해당 텀블러를 사기 위해 스타벅스 매장 밖에서 밤새 줄을 서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였다.
스탠리는 친환경을 선호하는 젊은층을 집중 공략하기 위해 “물을 많이 마셔야 피부에 좋다”며 친환경과 더불어 건강, 휴대성을 강조하는 홍보 슬로건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쯤에서 우리는 여기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과연 이러한 텀블러 트렌드가 친환경 트렌드이며 기후행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키워드라고 볼 수 있는가? 현재와 같은 양상은 마치 가방이나 신발 같은 패션 아이템으로 텀블러를 소비하는 것과 같지 않나?
즉 지금의 텀블러 트렌드는 다회용기로서 기능을 하는 텀블러보다는 소비 욕구를 자극해 무분별한 수집으로 이어지고, 다양한 색과 디자인, 그리고 그 텀블러를 꾸밀 수 있는 다양한 액세서리를 더욱 내세우는 트렌드로 비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회용컵 없는 매장’을 운영하는 스타벅스 역시 다양한 계절과 기념일에 맞춰 텀블러와 관련 액세서리를 출시하는 식으로 친환경으로서 기능을 하는 아이템으로 소비자의 소비 욕구를 자극한다는 점에서, 친환경 아이템으로 행할 수 있는 진정한 친환경과 기후행동을 고려하며 텀블러 트렌드를 바라봐야 한다고 본다.
한 개인이 친환경 아이템을 통한 친환경 소비를 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소비 철학이 뚜렷해야한다. 화려한 색상과 디자인으로 소비 욕구를 자극하더라도 자신의 손에 들려있을 텀블러 하나로 어떻게 기후행동을 행할 수 있는지, 어떻게 지속 가능한 소비를 할지 확고한 자신만의 가치관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