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 뒤처진 韓증시… 시총 격차 150조까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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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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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TSMC 주가 등락 따라 희비
AI 수요 증가 낙수효과도 못누려
25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증시 시가총액이 대만 증시에 뒤처진 채로 그 격차는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의 주가가 대만 기업에 비해 박한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특히 올해 들어 본격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인공지능(AI) 시장 성장 수혜 기대감을 대만보다 못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국민일보가 하이투자증권에 의뢰해 미국 달러로 환산한 23일 기준 국내 증시 시가총액은 1조7444억1200만 달러(약 2331조4000억원)다. 대만 증시는 2조215억3900만 달러(약 2701조7000억원)로 집계됐다. 국내 증시는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전까지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대만 증시를 가볍게 따돌렸지만 2021년 말 대만에 뒤처진 이후 엎치락뒤치락하며 현재는 대만 증시가 앞서고 있다.


올해 들어 격차가 더 확대되는 것은 우려할 만하다. 양국 증시의 시가총액 차이는 연초인 지난 2일 1640억5900만 달러(약 219조2000억원)에서 지난 23일 2771억2600만 달러(약 370조3000억원)으로 150조원가량 벌어졌다.

한국과 대만은 지리적으로 동아시아에 있는 데다 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도 3만2000달러 수준으로 거의 같다. 증시에서 반도체 기업 비중이 큰 것도 비슷하다. 대만 증시에서 TSMC가 차지하는 비중은 25%다. 코스피에서 삼성전자는 20.6% 비중을 차지한다.

다만 증시 온도는 정 반대다. 코스피는 올해 들어 7.47%, 코스닥은 6.27% 내렸다. 같은 기간 대만 가권지수는 0.83% 상승해 시가총액 격차는 벌어지고 있다. 각국 증시를 이끄는 대장주의 성적도 격차 확대에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TSMC는 올해 8.26% 상승했지만 삼성전자는 6.91% 하락했다.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도 주가 등락 폭만큼 벌어지고 있다. 25일 기준 TSMC의 시가총액은 710조원, 삼성전자는 442조원이다.

특히 AI 반도체 시장을 이끄는 엔비디아 시가총액이 올해만 27% 올랐음에도 국내 증시가 오르지 못하는 것은 AI 수요 증가의 낙수효과를 누리고 있지 못하고 있음을 뜻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시가총액(1조5200억 달러)이 한국 증시 시가총액을 바짝 따라오고 있다”며 “미국의 프렌드쇼어링(우방국에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것) 수혜도 일본이나 인도에 비해 제한적인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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