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광우병 괴담 세력에… 국회 길 터주는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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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비례 정당 선거연합 회의
재야 반미·친북 인사 대거 합류

박홍근(왼쪽에서 세번째) 더불어민주당 민주연합추진단장 등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개혁진보 선거연합 추진 연석회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희숙 진보당 대표, 용혜인 새진보연합 대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민주연합추진단장, 조성우·박석운·진영종 연합정치시민회의 공동운영위원장./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비례 위성정당인 이른바 ‘민주개혁진보 선거연합’에 주한 미군 철수, 사드 반대 운동, 광우병 집회, 천안함 괴담 살포 등의 주역들이 참여했다. 민주당은 이번 4·10 총선에서 녹색정의당을 비롯, 통합진보당 후신인 진보당과도 비례 위성정당, 지역구 선거 연합을 논의 중이다. 여기에 재야의 반미·친북 인사들까지 포함하는 ‘반(反)윤석열 전선’을 펼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민주개혁진보 선거연합 추진 연석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엔 민주당 박홍근 추진단장을 비롯, 연합정치시민회의 박석운(69)·조성우(74)·진영종(63) 공동운영위원장, 진보당 윤희숙 대표, 새진보연합 용혜인 대표 등이 참석했다. 지난달 발족한 연합정치시민회의엔 진보·좌파·반미·친북 성향 인사 등 234명이 참여하고 있다.

박석운씨는 야권에서도 손꼽히는 행동파 인사다. 윤석열 정권 퇴진, 후쿠시마 방류 반대, 한·미·일 정상회의 규탄, 박근혜 퇴진 촛불,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제주 해군기지 반대, 한미 FTA 반대 등 각종 시위를 주도했다. 천안함 침몰 원인 재조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일 때 성남의료원 초대 상임이사를 지냈다.

조성우씨는 과거 이적(利敵) 단체로 규정된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실무회담 대표를 지낸 인물이다. 이적 혐의, 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구속된 적도 있다. 그가 이사장을 맡은 겨레하나는 지난달 ‘북의 전쟁관은 정의의 전쟁관’ 발언으로 논란이 된 윤미향 의원실 토론회를 공동 주최한 단체이기도 하다.

참여연대 공동대표인 진영종씨는 성공회대 교수 출신이다. 전국대학강사 노조위원장을 지냈고 국보법 폐지 운동에 참여했다. 이태원참사시민대책회의 공동대표를 맡았다. 사드 배치 반대, 이명박 정부 규탄 등에 참여했고 천안함 폭침 당시 정부의 조사 결과에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래픽=양인성

‘천안함 자폭’ 발언으로 지난해 6월 민주당 혁신위원장직에서 9시간 만에 사퇴한 이래경(70) 다른백년 명예이사장도 234명 명단에 있다. 이씨는 지난해 2월 페이스북에 “자폭된 천안함 사건을 조작해 남북 관계를 파탄 낸 미 패권 세력”이라고 했다. 2020년 3월에는 “코로나의 진원지가 미국임을 가리키는 정황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야권 원로이자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창립 멤버인 함세웅(82) 신부도 연합정치시민회의에 참여하고 있다. 함 신부는 그간 윤석열 대통령과 검찰 등을 향해 “폭군” “괴물이 정치한다” 등 강경 발언을 해왔다. 최근엔 “방울 달린 남자들(문재인 전 대통령 등)이 여성(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하나보다 못하다” 발언으로 ‘여성 비하’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진보대학생넷의 강새봄 대표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8월 후쿠시마 방류 반대를 주장하며 주한 일본 대사관 진입을 시도하다 16명이 체포된 단체다. 강 대표는 “윤석열의 전쟁 폭주를 막아내고 평화를 수호하자”는 6·15 남측위 청년학생본부 상임부대표를 맡고 있다. 국보법 폐지 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이런 인사가 상당수 포진한 연합정치시민회의가 민주당이 추진하는 야권 비례 위성정당의 상당 지분을 차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위성정당이었던 더불어시민당은 당선권 앞 순위(1~10번)를 소수 정당과 시민 단체 몫으로 배정했다.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출신인 윤미향(7번) 의원이 대표적 당선자다. 기본소득당 용혜인(5번) 전 대표,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 경력의 양이원영(9번) 의원도 수혜자다.

박석운 위원장은 이날 국회 연석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연합정치시민회의는 후보를 내지 않는다”면서도 “연합 정치를 촉진하고 각 정치 세력 간 연합을 조정하고 중재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연석회의는 이날 지역구·비례 공천을 통합하고, 공약도 함께 추진한다고 밝혔다. 야권 관계자는 “연합정치시민회의 인사들이 직접 출마하지 않더라도 연석회의라는 기구를 통해 후보 추천 등에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를 통해 제2, 제3 윤미향 의원이 국회에 입성할 수 있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총선 승리 이후 반(反)윤석열 투쟁을 최고조로 이끌고자 연합정치시민회의 등 재야에 비례 지분을 상당히 양보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법적으로는 민주당과 별개인 정당이 될 ‘민주개혁진보 선거연합’이 국보법 위반 전력, 이적 행위 검증에 소극적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통진당 후신 진보당은 이날 야권 비례 위성정당 참여를 공식 선언했다. 윤희숙 대표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민주진보개혁 대연합을 실현해 윤석열 정권을 압도적으로 심판하겠다”고 했다. “특정 정당의 위성정당이 아니라 대연합 성격이 분명히 드러나야 한다”며 “비례뿐 아니라 지역구에서도 1대1로 윤석열 정권과 맞서 싸워야 한다”고 했다. 비례 위성정당 공약 기조에 진보당 색채를 넣으면서도 민주당과 적극적으로 지역구 선거 연대를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진보당 강성희 의원도 이날 자기 지역구인 전북 전주을 재선 도전을 밝혔다. 그는 전북자치도의회 기자회견에서 “민주당만으로는 정권 교체를 이룰 수 없다”며 “민주진보개혁 대연합, 야권 총단결이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결국 민주당이 전주을을 ‘야권 연합 지역’으로 지정, 자신이 단일 후보로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한편 녹색정의당은 이번 주말까지 야권 비례 위성정당 참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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